「이회창(李會昌)총재 용퇴」 「반(反) DJP연합 단일후보」 등 갖가지 문제를 둘러싸고 극도의 내분을 겪고 있는 신한국당에서 관심을 모으는 그룹이 초재선의원들이다. 이들의 움직임이 어떤 방향으로든 가닥이 잡힐 경우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당소속 초재선의원은 모두 1백2명(초선 67명, 재선 35명)으로 전체 1백57명의 과반수인 65%를 차지한다. 15대 국회 출범 직후부터 시월회 등 각종 모임을 통해 비교적 활발하게 입지를 구축해왔기 때문에 이들에게 쏠리는 당 안팎의 관심이 작지 않다. 최근 들어 이들은 그룹별로 모여 당 중진들을 초청, 「청문회」 형식의 토론회를 벌이는 등 점차 무시할 수 없는 당내 「압력그룹」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대선후보 경선 이후 이총재 지지파와 반대파로 크게 양분된 당내 초재선의원들은 이총재의 지지도 하락 등의 상황전개에 따라 또다시 세분화 현상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친 이총재」 초재선의원들의 이탈조짐이 가시화하기 시작한 것. 그중에서도 이총재에게 심각한 타격이 될 가능성이 있는 대목은 경선을 전후해 줄곧 이총재를 지지해온 이우재(李佑宰) 홍준표(洪準杓) 김문수(金文洙)의원 등 수도권지역 개혁성향 초선의원들의 이탈 움직임이다. 이들은 이총재 적극지지에서 『현 상황에서 정권재창출을 위해서는 이총재가 스스로 물러서고 새로운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이와 함께 김영삼(金泳三)대통령에 대한 이총재의 탈당요구로 그동안 「친 이총재」계로 분류되어온 박종웅(朴鍾雄) 김무성(金武星) 김길환(金佶煥) 김철(金哲)의원 등 청와대 비서관 출신들도 반대파에 가담하기 시작했다. 특히 청와대출신 초재선의원들은 이총재의 후보사퇴를 통한 대안모색을 위해 조직화작업을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수도권출신의 이국헌(李國憲) 안상수(安商守)의원과 대다수 대구 경북지역 초선의원들은 『현 시점에서 후보교체는 비현실적』이라면서 「이총재 사수(死守)」로 맞선다. 이처럼 초재선의원들은 출신 배경이나 지역성향 등으로 단일 대오(隊伍)로 뭉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그러나 「반 이총재」 세력이 주도하는 「정권창출을 위한 국민연대 추진협의회」가 29일 발족함에 따라 초재선의원들을 상대로 벌이는 이총재측과 반대파간의 「편가르기」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한가지 이총재의 향후 행로가 이들이 벌이는 세확산 경쟁의 추이에 결정적 영향을 받을 것은 분명하다. 〈정연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