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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증시 대공황 오나]동서양 주가 연쇄폭락 『대재앙』

입력 | 1997-10-28 19:47:00


《뉴욕증시에 「블랙 먼데이」가 10년만에 재연됐다. 홍콩 등 동남아의 증시불안이 미국과 유럽으로, 다시 동남아로 영향을 끼치면서 일파만파의 파장을 낳고 있다. 불황을 모를 듯했던 뉴욕증시는 27일 사상최대의 하락폭을 기록하고 전세계증시도 동반하락을 거듭하면서 28일 각국은 경제공황의 두려움에 숨을 죽였다. 추락하는 세계주가의 실상과 원인 및 전망을 긴급 점검한다.》 지난주 중반 홍콩증시에서 시작된 주가 폭락사태는 급성전염병처럼 각국을 덥치더니 급기야 27일 뉴욕시장에 사상최대의 주가 폭락을 가져온 뒤 다시 홍콩 동경과 유럽 등 전세계로 「역풍」을 일으키고 있다. 시차를 따라 동서양을 오가며 주가하락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하고 있는 점이 「제2의 블랙먼데이」 혹은 「그레이 먼데이」라 불리는 이번 사태의 특징. 23일 홍콩당국이 통화가치 방어를 위해 은행간 초단기차입금리를 대폭 인상하자 홍콩의 증시가 폭락했고 10여시간 후 뉴욕증시가 이 영향을 받아 급락했다. 24일 홍콩의 증시는 정부의 부양책에 대한 기대로 반짝 상승했으나 24일 뉴욕의 주가가 하락한 것이 알려진 27일 홍콩과 동경의 주가가 다시 폭락했으며 이같은 주가하락이 10여시간 후 뉴욕과 유럽에 그레이 먼데이를 불러왔다. 태평양을 건너 아시아국가들과 미국 및 유럽이 서로 확대재생산된 악영향을 줌으로써 연쇄반응을 일으켰다. 이같은 현상은 세계 증시사상 처음이다. 이번 사태는 아시아 경제의 위상이 그만큼 커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한편 이제는 세계경제가 문자 그대로 한 묶음이라는 「지구촌 경제공동체」의 실상을 웅변한다. 이번 전세계적인 주가 폭락사태는 동남아 통화위기와 홍콩 증시불안이 원인(遠因)이다. 과거 블랙 먼데이가 미국 등 선진국의 경기침체에서 시작된 것과는 다르다. 따라서 증시 전문가들은 블랙먼데이 때와는 다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당시에는 개인 기관투자자가 내외국인투자자를 가릴 것 없이 모두 미래의 경제를 비관, 온통 「팔자」 판이었다. 이바람에 증시 회복에 1년여가 걸렸고 세계경제에도 큰 주름살을 줬다. 그러나 27일에는 「사자」 주문도 만만치 않아 거래규모만은 사상최대치를 기록했다. 실물경제는 밝게 보고 있다는 얘기다. 미국경제가 워낙 건강하기 때문에 주가하락이 장기간 계속되지 않을 것이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마음 먹고 금리를 약간만 내려도 이번 사태가 진정될 수 있다는 정부 당국자들의 자신감도 과거에는 볼 수 없던 현상이다. 물론 지나치게 과열돼 있던 뉴욕증시가 거품이 빠지는 과정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일본정부 역시 『중대한 관심을 가지고 보아야 하지만 심각하게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라고 밝혀 신중하지만 다소 낙관적인 시각을 보였다. 조심스럽긴 하지만 증시폭락사태가 실물경제의 악화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증권시장 특유의 유동성 변화와 상호작용에 의한 현상이기 때문에 금융경제공황까지는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이 다수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그러나 세계경제는 보약처방이 시급할 만큼 허약체질임을 이번 파동은 잘 보여줬다. 〈뉴욕·동경〓이규민·권순활특파원·구자룡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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