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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佛월드컵]김병지-이기형,불운딛고 『인간승리』

입력 | 1997-10-20 20:15:00

김병지(左)·이기형


한국축구대표팀의 골키퍼 김병지(27·현대)와 미드필더 이기형(25·삼성). 한국축구가 월드컵 4회 연속 진출을 사실상 확정짓는데 결정적 기여를 한 이들 두명에게는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캄캄한 어둠을 의지와 노력으로 털어내고 한국축구의 기둥으로 섰다는 점이다. 김병지는 「소년의 집」 축구팀 출신. 이기형은 초등학교 1,2학년 때 부모를 잇따라 여의고 형과 누나집을 전전하며 축구를 배웠다. 김병지는 스스로를 「잡초 인생」으로 부른다. 경남 밀양초등학교와 밀양중을 졸업한 그는 마산공고에 진학했으나 당시 키는 1m64. 골키퍼로 크기에는 턱없이 작았다. 축구부에서 쫓겨나면 학교도 다닐 수 없을 정도의 어려운 집안형편. 고민하던 그는 부산 「소년의 집」을 두드렸다. 「소년의 집」 축구팀 선수는 대부분 고아. 소외된 친구들과 어울려 골키퍼의 꿈을 키우던 그의 키는 2년새 1m84로 기적처럼 자랐다. 금성산전과 상무를 거쳐 92년 현대에 입단할 때의 계약금은 불과 1천만원. 그러나 3년만인 95년 그는 결코 자신의 몫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던 국가대표팀 수문장으로 발탁됐다. 「미사일 슈터」 이기형은 8,9세때 부모님을 연달아 잃었다. 은로초등학교 때까지 육상선수로 활약했던 그는 부모님을 잃은 뒤 축구선수로 전환, 신림중 정명고 고려대를 거쳤다. 김병지와는 달리 이기형은 16세 및 18세 대표팀과 올림픽대표 월드컵대표 등 엘리트 코스를 걸어온 케이스. 이들은 이번 98프랑스월드컵 아시아최종예선에서 나란히 스타탄생을 외쳤다. 김병지는 일본 아랍에미리트 카자흐 우즈베크전에서 주전 수문장으로 출전, 단 세골만을 내줬고 이기형은 일본전에서 날카로운 센터링으로 서정원의 동점골에 도화선 역할을 해내는 등 공격의 물꼬를 텄다. 역경을 헤쳐온 김병지와 이기형의 공통점은 성실한 플레이와 모범적인 생활태도. 이들이 차범근감독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고 있는 것도 바로 이때문이다. 〈권순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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