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국민회의총재의 비자금 의혹 제기에도 불구하고 당이 처한 상황이 악화일로를 걷자 신한국당의 내부 불협화음이 점점 심해지는 양상이다. 신한국당은 13일 당직자회의를 열고 일치단결해 김총재의 비자금 내용에 대한 진실규명에 주력하기로 했으나 비자금 의혹 제기의 방법과 내용을 둘러싼 내분 양상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특히 12일 밤 「8인 중진모임」에서 중진들이 폭로전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표명한 데 대해 이회창(李會昌)총재측과 강삼재(姜三載)사무총장 등이 불쾌한 반응을 보이자 일각에서는 여론악화에 따른 인책론을 제기하고 나서는 등 당이 혼돈에 빠져들고 있다. 신한국당 지도부는 그러나 이날 당직자회의에서 김총재에 대한 고발여부는 법사위 국감에서의 검찰 태도를 지켜본 뒤 결정하기로 했다. 한편 부산 경남지역을 방문중인 이총재는 이날 울산지역 주요기관 및 단체장들과의 오찬에서 『우리는 지금 혁명적인 과업을 수행중』이라며 『이번에야말로 정치마당을 바꿔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총재는 조만간 기자회견 등을 통해 비자금 의혹 제기의 정당성과 진실규명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거론된 기업에 대한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최영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