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기업부도가 급증하면서 작년까지 빠르게 확산돼온 신용대출이 다시 위축되고 있다. 특히 신용대출이 본업인 종합금융사들까지 최근 자금난을 겪고 있는 기업에 담보를 내놓을 것을 적극 요구, 담보없는 기업들의 자금난이 갈수록 심화될 전망이다. 12일 은행감독원에 따르면 6월말 현재 전국 25개 일반은행의 원화대출금 잔액은 1백27조1백34억원이며 이중 신용대출이 62조7천7백22억원으로 49.4%를 차지했다. 총 대출 중 신용대출비율은 작년말과 똑같은 수준으로 지난해 1년동안 5.2%포인트 높아졌던 것과 비교할 때 올해는 사실상 크게 위축된 것. 게다가 올들어 각 은행들이 신용대출 형식의 가계대출을 크게 늘린 점을 감안하면 기업에 대한 신용대출비중은 오히려 떨어졌다. 또 올해 대기업 부도의 영향을 지방은행보다 많이 받은 15개 시중은행만 놓고보면 6월말 현재 신용대출비율이 50.6%로 작년말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 최근에는 종금사들까지 담보 챙기기에 가세, 신용대출은 6월 이후 더욱더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0일 최종부도위기에 몰렸던 쌍방울그룹의 경우 한달여 전부터 종금사들로부터 「대출금을 갚거나 담보를 내놓으라」는 요구를 줄기차게 받아왔다. 종금사들은 쌍방울 개발의 무주리조트 등 2천억원대의 부동산을 공동담보로 잡는 절차를 진행중이며 일부는 쌍방울그룹이 갖고 있는 수백억원대의 유가증권을 담보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종금사의 한 관계자는 『거래기업이 법정관리 또는 화의, 파산 절차에 들어갈 경우 담보권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변제금액과 조건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부도징후기업에 대한 담보확보 여부가 금융기관의 사활을 좌우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천광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