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가 경기저점을 이미 통과,오랜 불황의 터널에서 빠져나오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8일 올해 국내총생산(GDP)기준 성장률을 6.4% 내외로 전망, 지난 7월에 제시한 전망치 6.2%보다 0.2%포인트 상향조정했다. 또 내년에는 경제회복 국면이 이어지면서 성장률이 6.7%에 달해 불황의 악몽에서 완전히 벗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엄봉성(嚴峰成)KDI 연구조정실장은 『지난 8월중 재고증가율이 5%대로 떨어지는 등 경기지표상 지난달에 저점을 통과한 것으로 보인다』며 『급격한 경기회복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다시 불황국면으로 빠져들 가능성은 적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도 이날 국회에 제출한 업무현황자료에서 올 하반기에는 수출이 높은 신장세를 보이면서 성장률이 상반기 5.9%에서 하반기 6.3%로 높아지면서 연간 6.1%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상수지의 경우 수출회복세가 이어지면서 적자규모가 올해 1백34억달러, 내년에는 79억달러로 지난해(2백37억달러)에 비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KDI는 전망했다. 강경식(姜慶植)부총리 겸 재정경제원장관도 이날 전경련 초청 강연에서 『올해 경상수지 적자는 1백50억달러 이내에 그치고 성장률도 6%를 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은행은 하반기 중 무역수지가 11억달러 흑자를 기록, 연간 경상수지적자 규모는 1백37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소비자물가는 대부분의 연구기관들이 농작물 대풍작과 내수부진 등 복합적 요인으로 내년에도 안정세를 지속, 4%대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엄봉성실장은 『경기회복과 물가안정 기조를 위해 기아를 비롯한 부실대기업의 조속한 처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임규진·천광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