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30∼40%씩 급성장해온 시스템통합(SI)업계에 불황의 빨간불이 켜졌다.
「경제 침체 여파가 SI업계까지 오지는 않을 것」이라며 자신만만해 하던 SI업계는 최근 수주 물량이 눈에 띄게 줄어들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다른 회사나 공공기관의 전산시스템을 구축해주는 SI사업의 특성상 한 사업프로젝트를 따내면 적어도 6개월에서 수년간은 지속적으로 수입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지난해까지 꾸준히 추진해온 프로젝트들이 올해로 계속 이어지면서 겉으로는 별다른 위기감이 없었다. 그러나 올해 초부터 자금시장이 극도로 경색되고 대기업의 부도가 잇따르면서 사정이 크게 달라졌다. 대다수 기업들이 정보화 투자는 일단 뒤로 미루고 회사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임에 따라 일감이 격감하고 있는 것.
삼성SDS LG―EDS시스템 현대정보기술 쌍용정보기술 등은 이미 올해 매출 목표를 10∼20%씩 하향 조정하고 있다.
SI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 연말에 닥칠 불황은 단지 시작일 뿐』이라며 『올해의 영업 부진이 내년으로 이어져 98년은 SI업체들에 가장 힘겨운 해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래서 올 연말에 결판나는 3천억원 규모의 신공항 관련 프로젝트 수주전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인천국제공항 관제」 「인천국제공항 항공등화설비」 「인천국제공항 항공보안설비」 등 모두 3가지인 이들 프로젝트를 따내기 위해 SI업체들은 외국 유수업체와 컨소시엄까지 구성해가며 열을 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 대형 프로젝트가 어느 업체에 돌아가느냐에 따라 내년도 SI시장의 기업 판도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종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