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산행은 마음이 넉넉해지고 가는 곳마다 고향집같이 아늑하다. 개울가 물봉선화와 농가 담밑의 호박꽃이 아침 이슬을 먹고 피었다가 한낮에 지는 것을 보면 더욱 그렇다. 하늘하늘 활짝 핀 코스모스 길을 따라 산으로 들어갈수록 마음이 설렌다. 이럴 땐 경남 산청의 웅석봉과 경기 가평의 고동산이 제격이다. ▼ 웅석봉 ▼ 해발 1천99m. 경남 산청군. 남한 내륙의 최고봉인 지리산 천왕봉과 가장 가깝게 마주보고 서있다. 흡사 작은 고추가 맵다는 듯 웅석봉은 산청읍을 감싸 안으며 당차게 솟아있다. 산행 초입은 산청읍과 삼장면의 중간지점인 밤머리재에서 시작된다. 밤머리재는 포장공사가 완전히 끝나고 고갯마루에 넓은 공터가 있어 차를 세워놓고 올라갈 수 있다. 8백56m의 기산 능선에 오르면 지리산이 한 눈에 들어온다. 여기서 1시간 정도 오르면 정상. 합천쪽 황매산과 가야산 등 경남 일대의 산들도 보인다. 발 아래로 경호강이 산허리를 빙빙 돌아 흐른다. 정상에서 올라오던 능선으로 40분 정도 내려가면 8백94m 삼거리 능선. 여기서 지곡사 계곡으로 하산할 수 있다. ▽가는 길〓서울 남부터미널에서 산청행 버스가 하루 1회(오전8시) 운행한다. 4시간반 소요. ▼ 고동산 ▼ 해발 5백91m. 경기 가평군. 깊은 계곡과 숲이 어우러져 깜찍하다. 계곡숲 산길에 수많은 이름모를 들꽃들이 앙증맞다. 계곡길을 따라 30분 정도 오르면 물길이 갈라지면서 넓은 분지가 나타난다. 정면으로 보이는 것이 고동산. 긴 능선을 20여분 오르면 정상에 이르고 통방산 용문산 화야산 등이 시야에 들어온다. ▽가는 길〓승용차로는 청평댐을 건너 오른쪽 강가를 따라 15분 정도 내려가면 사기막 마을 입구. 여기서부터 산에 오르면 된다. 대중교통은 청량리역에서 양수리행 좌석버스(166번)가 오전 5시50분부터 하루 20차례 운행된다. 양수리에서 명달리행 버스를 타고 사기막에서 내리면 된다. 오전 9시부터 하루 여섯차례 운행된다. 김종권(세일여행사 영업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