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방송(EBS)의 노조 파업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11일로 파업 15일째. 공중파방송의 약 30%가 재방송 등 파행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도 노조와 사측의 주장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고 주무당국인 교육부도 손을 놓은 상태다. 노조의 주장은 교육방송의 안정적 재원 대책과 청사 일원화 문제, 교재판매대 등 자체 수익금 일부의 사용 재량권 등이다. 특히 서너군데로 나뉘어져 있는 청사와 임시 컨테이너 사무실을 하루 빨리 한군데로 해결하고 수신료를 받아 안정적 재원을 확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부는 정반대의 입장이다. 박경재 교육부 교육정보기획과장은 『청사확보는 이미 지난해 6월 입안된 EBS 발전방안에 따라 추진중이며 재원도 9월부터 시작한 광고방송으로 어느 정도 해결되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처럼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박흥수 교육방송원장은 『8일 청와대에 들어가 이번 파업에 대해 협의했다』며 『대책마련을 서두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자리를 걸고 방송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며 『사원들의 입장도 일부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EBS 문제는 교육부와 재정경제원과의 협의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노조측은 『청사 문제는 수년전부터 합의했던 게 아직 지지부진한 상태』라며 『당국의 확약이 있을 때만 파업을 멈출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80%가 외주제작된 EBS의 위성과외방송은 아직까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교육」을 맡은 방송사가 학생과 청소년을 담보로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다는 비난은 피하기 어려울 것 같다. 〈허 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