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가전 대리점」무너진다…올 상반기 2백여곳 도산

입력 | 1997-09-08 20:22:00


가전업체들이 일반대리점과 별도로 직영점을 통해 같은 제품을 싸게 파는 「이중의 대리점정책」을 펴는 바람에 가격경쟁에 견디지 못한 일반대리점들이 도산으로 내몰리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가전업체들은 내수부진이 심해지자 효율적인 경영관리와 매출증대를 위해 직영점을 급속히 늘리고 있다. 3천개의 일반대리점을 갖고 있는 삼성전자는 올해를 「직영점 체제 원년」으로 선포하고 직영점을 잇달아 신설, 현재 30여개의 리빙플라자(직영점)를 운영하고 있다. 대우전자도 지난해 2백50개였던 직영점을 올해 4백개로 늘려 직영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LG전자도 직영점 체제를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전업체의 직영점은 일반대리점과 달리 영업사원이 직접 운영하면서 본사에서 매출적자를 모두 떠안기 때문에 일반 대리점보다 10% 이상 싼 공장도 가격으로 제품을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 이 때문에 순전히 자기의 소자본으로 대리점을 운영해야 하는 일반 대리점주들은 가격면에서 직영점들과 경쟁할 수 없는 실정이다. 여기에다 가전업체들이 불황으로 제품을 거의 강매로 떠맡기고 대리점정책을 「대형대리점」위주로 바꾸면서 중소 가전대리점에 대한 지원을 줄이고 있어 중소 가전대리점의 도산이 급속히 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올 상반기에 1백50여개의 일반 대리점이 무너졌으며 대우전자도 50여개의 대리점이 같은 기간 도산했다. 대리점주들은 『한때 대리점을 적극 육성하겠다고 의욕적으로 대리점 계약을 했던 가전업체들이 최근에는 직영점 등을 통해 일반 대리점의 목을 죄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가전업체들이 내수부진에 대응, 직영점과 대형대리점 위주로 유통망을 재편하고 있기 때문에 경쟁력 없는 중소 가전대리점의 도산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박현진기자〉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