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사람들은 순박하고 친절했다. 지난 19일 아침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대표단이 타고 있던 한나라호에 승선한 북한 검역원들은 대표단에 시종 『선생님』이라고 불렀다. 협조를 요청할 때는 『고맙습네다』 『부탁합네다』라며 깍듯이 인사했다. 양화항 도착 후 세관검사소에 설치된 상점인 「양화카운터」의 점원인 듯한 북한여성 2명은 밝은 미소로 『멀리서 오시느라 수고 많았습네다』며 일행을 반갑게 맞았다. 이들의 세련된 태도는 이들이 평양사람이기 때문인 듯했다. 경수로사업을 계기로 관리들뿐 아니라 단순안내인이나 접대원까지 평양에서 내려온 사람들로 채워졌다는 이야기였다. 이미 경수로부지 안에는 평양에서 냉면으로 유명한 「옥류관 분점」까지 세워져 있었다. 이 가게의 「복무원」은 모두 평양출신. 이들 평양에서 온 사람과는 달리 현지 주민들의 표정은 꼭 밝은 것만은 아니었다. 금호지구를 제외한 일반 거주지에서 마주친 주민들의 표정은 순진하고 소박했으나 대체로 어두웠다. 이런 이중적인 모습은 경수로건설에 대한 그들의 발언에서도 나타났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북한주민들은 남북관계 개선이니 하는 말 대신 『경수로사업은 미국과 북한간의 약속』이라는 당국자의 말만 되뇐다. 그러나 드러내놓지는 못하지만 취재진과 단둘이 있을 때는 『남한이 경수로사업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한국기자단과 동행한 북측 안내원은 『남조선이 우리보다 잘 살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그렇지만 그렇게 많은 돈을 내면 나라가 망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앞으로 공사현장에서 활보하고 다닐 남한 근로자들을 통해 북한주민들에게 전해질 남한의 모습은 북한당국에 적지 않은 고민거리가 될 것이다. 5천달러가 넘는 월급과 자가용 등 북한주민들이 미처 알지 못했던 우리 근로자들의 생활상을 접하면 북한주민들이 받게 될 충격이 클 것 같았다. 북한주민들은 金正日(김정일)이 겸손하고 소박한 덕성을 지닌 자신들의 지도자라는 데 누구도 이의를 달지 않았다. 양화항에서 만난 한 북한주민은 『김정일비서 동지는 자신을 내세우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는 김비서 동지의 소박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주석직 공식승계지연은 김정일의 겸손성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함남 금호지구〓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