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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軍 매년 5천명 의문사』…「병사들 어머니」모임 주장

입력 | 1997-08-19 19:51:00


한때 세계 최정예를 자랑하던 러시아군이 병사들의 자질 부족과 기강해이에 따른 의문사의 증가로 위기를 맞고 있다. 실종병사 가족 모임인 「병사들의 어머니」는 17일 매년 5천명 이상의 사병들이 혹독한 신고식이나 상급자의 가혹행위로 숨져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가혹행위는 다리에 각목끼우고 돌리기, 얼음 껴안겨 재우기, 상급자에서 하급자로 갈수록 숫자가 늘어나는 줄줄이 몽둥이질하기 등 매우 다양하다. 또 군 감찰기관에 따르면 지난해 1천71명의 병사가 의문의 죽음을 당했고 1천46명이 사고사(事故死)했으며 5백43명이 자살한 것으로 조사됐다. 군에 자식을 보낸 부모들은 언제 아들의 사망통지서를 받게 될지 몰라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일간지 네자비시마야가제타는 최근 특집기사에서 병영내 가혹행위 발생의 가장 큰 원인으로 군인들의 자질 부족을 지적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입대한 신병들의 경우 △투옥 경험자 5% △구류 경험자 12% △알코올 중독자 40% △무교육자가 20%에 달했다는 것. 재정난으로 인한 기강해이도 가혹행위를 부추기고 있다. 변방 주둔 장교들의 경우 몇달씩 급여를 받지 못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상급자들의 뇌물 상납 요구를 견디지 못한 병사들의 탈영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제대를 2개월 앞둔 한 병사는 별장을 짓는데 사용할 목재를 훔쳐오라는 부대장의 명령을 거부한 뒤 의문의 죽음을 당하기도 했다. 또 다른 병사는 5만루블(약 7천7백원)을 요구하는 고참의 학대를 못이겨 탈영하기도 했다. 러시아 국방위원회는 구타 근절과 군 사기 진작을 위해 각종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모스크바〓반병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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