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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월드컵구장 빨리 만들라

입력 | 1997-08-14 20:25:00


2002년 월드컵축구 韓日(한일)공동개최가 결정된 지 1년2개월이 지났다. 국민적 열망을 한데 모아 유치한 역사적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서는 준비작업부터 착실히 해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유치결정 직후 월드컵축구조직위원회가 발족하고 월드컵축구지원법까지 만들었으나 실제로 눈에 띄는 준비작업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임기말의 정부는 월드컵 준비에 사실상 손을 뗀 채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으며 개회식과 개막전 준결승전 등 주요 행사를 치러야 할 서울시는 축구전용 구장(球場) 건설을 외면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월드컵조직위는 아직까지 개최도시조차 선정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와 월드컵을 공동개최할 일본의 준비상황과는 너무 대조적이다. 일본은 이미 지난해말 10개 개최도시를 확정하고 경기장건설 등 대회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성공적인 대회를 위해서는 경기장 외에도 숙박 교통 첨단통신 편의시설 등 미리 갖추고 정비해야 할 것이 수없이 많다. 경기장 건립에는 최소 3년반, 길게는 5년이 소요된다. 올 연초에 개최도시를 확정하고 지금쯤 경기장건설에 착공했어야 대회 전까지 차질없이 공사를 마무리할 수 있다. 대선 때문에 개최도시 선정이 미뤄지고 있다면 한심한 일이다. 이래가지고 전세계가 지켜볼 축제를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우려는 서울의 축구전용구장 건설문제다. 월드컵유치신청 당시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에 축구전용구장 건설을 약속했었다. 그런데도 서울시는 월드컵 주경기장 건설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잠실올림픽 주경기장을 보수하고 ㈜LG상사가 건설할 뚝섬의 돔경기장을 활용해 월드컵을 치르자는 것이 서울시의 입장이다. 그러나 잠실주경기장은 관중석과 그라운드의 거리가 너무 멀어 축구경기장으로는 부적절하며 조명 음향 중계시설 등이 FIFA기준에 못미친다. 뚝섬 돔경기장은 축구전용구장이 아닌 다목적 경기장으로 설계된데다 역대 어느 월드컵도 민간기업 소유의 경기장에서 치른 전례가 없다. 서울시는 지난 95년 FIFA에 보낸 유치신청서에 동대문운동장을 전용구장으로 개축하는 방안을 포함시켰었다. 서울시는 이 약속을 지켜야 한다. 그동안은 동대문운동장이 서울시 신청사 후보지라는 이유로 난색을 표명했으나 신청사부지로 용산이 확정된 만큼 지금은 그같은 걸림돌도 사라졌다. 서울시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월드컵이 아니더라도 인구 1천1백만명의 대도시 서울에 축구전용구장 하나 없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국내축구의 메카로 불리는 동대문운동장은 시민들의 접근이 용이할 뿐 아니라 역사적 의미도 커 월드컵주경기장으로서 최적지다. 정부와 서울시 월드컵조직위가 원만한 합의로 동대문구장에 축구전용구장을 새로 짓는 방안을 서둘러 매듭짓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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