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당내 경선을 통해 대통령후보를 선출한 신한국당은 지금 승자의 축제분위기와 격전 후의 휴식분위기가 교차하고 있다. 그러나 경선은 끝났지만 후유증의 불씨는 도처에 잠복해 있다. 특히 국민적 지지도와 당내 세력간에 괴리가 있는 일부 경선후보들의 「불만」이 불씨의 가장 큰 원인이다. 신한국당의 균열가능성이 역대 어느 여당보다 크다는 관측도 그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여당체질이 몸에 밴 인사들은 권력의 보호막을 쉽게 벗어나려 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번 경선후보들중엔 그렇지 않은 후보도 적지 않다. 李壽成(이수성) 朴燦鍾(박찬종)고문은 입당파이고 金德龍(김덕룡)의원 李仁濟(이인제)경기지사의 정치적 뿌리는 야당이다. 뿐만 아니라 여야 3당의 대통령후보가 모두 비영남권 출신인 점도 영남권 인사들을 유혹하는 외부적인 요인이다. 이고문은 경선출마 전부터 신당 창당을 심도있게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고문도 불공정한 경선으로 대통령후보를 선출할 경우 신한국당이 야당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는 등 「경계선상」에 있는 듯한 발언을 했었다. 여권내에서 「영남권 제4후보론」이 나오고 있는 것은 이들을 의식한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향후 행보는 자신들의 의지나 희망보다 정국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잠복중인 경선후유증의 불씨가 발화되고 그 폭발력이 크면 이들은 「이탈」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그러나 경선후유증이 수습되면 이탈명분을 잃을 것이다. 이른바 DJP 후보단일화 성사여부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야권의 후보단일화가 불발되면 자민련 金鍾泌(김종필)총재와 제휴, 보수대연합이라는 간판아래 「제4후보」로 대선가도에 뛰어들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수성고문측의 신당창당 모색도 이에 대비한 것이라는 정치권의 관측이 많다. 〈임채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