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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인물탐구/부인 한인옥씨]『남편은 솔직 다감』

입력 | 1997-07-24 20:00:00


韓仁玉(한인옥·59)여사는 李會昌(이회창)후보와 오누이처럼 닮았다. 얼굴선과 눈매가 갸름해서 둘다 「깍쟁이같다」는 소리를 듣는다. 그런데 일단 얘기를 나눠보면 의외로 솔직하고 정이 많다는 점과 한번 결정한 일은 되물리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점도 부부가 비슷하다. 지난 22일 서울 구기동 자택에서 만난 한여사는 감청색 치마에 풀빛 저고리를 곱게 차려입고 있었다. 『경선 발표가 끝나고 나자 갑자기 지금까지 고생했던 일이 까마득한 옛일처럼 느껴진다』는 그에게 경선과정 중 언제가 그렇게 힘들었느냐고 물어보았다. 『괴문서 금품수수설이 나돌 때가 제일 힘들었지요. 「아무도 믿지말라」는 소리를 들을 때면 이래도 정치를 해야 하나 한숨이 절로 나왔어요』 이후보가 지난해 신한국당에 입당, 정치를 시작할 때 한여사는 말렸다고 한다. 그러나 남편이 자신보다 더 고민하는 것을 보고 『개인은 포기하고 큰 일만 생각하라』고 조언했다고 한다. 이번 경선을 치르면서 그는 『일단 시작한 길이니까 최선을 다할 뿐이지만 그래도 이럴 줄 알았다면 끝까지 말렸을 것』이라며 잔잔한 웃음을 지었다. ―그런데도 이후보가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지금 우리나라에 가장 필요한 것이 지도자의 정직과 신의, 도덕성과 청렴이라고 생각합니다. 본인만 깨끗한게 아니라 뚜렷한 소신과 용기로 나라를 이끄는 리더십이 필요하지요. 남편은 그런 덕목을 갖췄다고 봅니다』 ―역대 대통령부인 중 고 육영수여사를 가장 존경한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대통령부인이 된다면 육여사를 모델로 삼을 생각인지요. 『대통령의 강한 이미지를 누그러뜨리면서 그늘진 곳까지 구석구석 손길을 미치는 모습은 닮고 싶습니다. 그러나 그것에 그치지 않고 보다 적극적으로, 어린이와 여성 장애인 환경 문제에 관심을 쏟을 생각입니다』 ―위로 두 남매를 출가시킨 뒤 함께 살던 막내아들도 최근 유학을 떠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자녀교육의 원칙은 무엇입니까.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하고 싶은 일은 하도록 자유를 줬습니다. 큰아들은 머리를 기르고 파마까지 해서 「이판사집 아들은 왜 그래」하는 소리도 들었지요』 ―남편으로서, 한 남자로서 이후보의 장단점을 소개해 주시지요. 『남편으로서는 빵점이지요. 62년 중매로 결혼해서 86년 변호사 개업할 때까지 마음 편하게 돈을 써본 일이 없어요. 너무 말라서 친정에서는 「이서방 밥이 독한가 보다」고 했지요. 그러나 남자로서는 멋있다고 생각해요. 선거관리위원장이 대통령에게 경고서한 보내는 일이 어디 쉬운가요. 소신있고 남자답고 멋있잖아요』 한여사가 꼽는 남편의 단점은 뜻밖에도 옷을 아무데나 벗어놓거나 소지품 정리를 안한다는 점. 대쪽같이 정갈한 이미지와는 딴판이다. ―상대당 후보는 「정치 9단」들입니다. 대통령선거에서 이기리라고 보십니까. 『페어 플레이가 이뤄진다면 걱정하지 않습니다. 진실은 이기는 법이라고 믿습니다만…』 경남 함안출생(집안 고향은 산청)인 그는 경기여고 서울대 가정교육과를 졸업했으며 직장생활 경험은 없지만 홀트아동복지회 등 10여개 자선단체의 후원회원으로 일하고 있다. 〈김순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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