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31년 로텐부르크. 이미 80여년전에 루터의 종교개혁에 동참해 프로테스탄트(신교)를 선언한 이 도시는 신교와 구교(가톨릭)의 처절한 싸움으로 온 독일을 황폐화시킨 30년전쟁에 휘말렸다. 전투결과 승리는 가톨릭군대의 몫. 틸리장군은 라트하우스(시청)에 진입해 로텐부르크의 시장과 성직자들을 체포한 뒤 참수형에 처할 회의를 소집했다. 그러나 이 도시는 정복자마저 그 아름다움에 취해 파괴할 엄두를 내지 못하게 하는 마력을 지니고 있었다. 틸리장군의 마음이 바뀐 것도 이 때문이다. 갑자기 장군이 희한한 제안을 했다. 『만약 이 잔의 포도주를 단숨에 마시는 자가 있다면 이 도시를 파괴하지 않고 참수형도 거두겠다』 그러나 그 잔은 1갤런에 조금 못 미치는 3.25ℓ를 담는 엄청나게 커다란 잔. 그안의 와인을 단숨에 들이켜기란 불가능 한 것이었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자 전 시장 게오르그 누쉬가 나섰다. 그리고 그는 틸리장군과 정복군, 그리고 시민들이 보는 앞에서 그 엄청난 와인을 단숨에 마셔버렸다. 덕분에 로텐부르크는 전쟁의 참화를 피할 수 있었고 지금의 모습으로 남을 수 있었다. 지금 시청 옆 「시의원의 여인숙」이라는 건물 외벽에 시계와 함께 설치돼 매시간 문을 열고 나와 맥주 마시는 모습을 보여주는 시계인형 「마이스터트룽크」는 바로 이 실화를 그려낸 것. 1446년에 지어진 이 건물에 이 시계가 설치된 것은 1683년, 그리고 시계인형이 나오기 시작한 것은 1910년부터. 로텐부르크 시민들은 이같은영웅담을기념하고 소개하기 위해 1881년부터 매년 성령강림일에 이 광장에서 마이스터트룽크 페스티벌을 열고 있고 지금도 계속된다. 퍼레이드는 17세기 당시 의상을 차려 입은 시민 수백명이 시청홀에서부터 광장으로 나와 음악에 맞춰 전통춤을 추며 벌이는 행진, 다양한 군대막사 설치등의 행사로 이어진다. 지난 12일에 열렸고 앞으로는 9월14일(오전 10시, 낮 12시15분), 10월4일(오후 4시)과 11일(오후 4시 6시반)에 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