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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 불법실태 수사]검사들,소설서 「아이디어」 얻어

입력 | 1997-06-03 20:19:00


○…검찰의 「학원 비리수사」는 공교롭게도 논술강사 출신인 이석범씨가 쓴 「윈터 스쿨」(겨울방학을 뜻하는 영어)이라는 세태고발 소설에서 발단이 됐다는 후문. 주임검사인 成永薰(성영훈·특수2부)검사가 형사1부(소년 교육담당)시절 후배 여검사에게 받은 「윈터 스쿨」에 나타난 적나라한 학원비리의 실상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것. ○…부서장인 安大熙(안대희)부장검사도 특수3부장 재임시 각종 공무원 뇌물수수 사건을 수사하면서 과외가 망국병의 주요한 원인의 하나라는 생각을 해오던 터였다고 설명. 특히 지난해 중앙부처의 국장급 공무원에 대한 뇌물수수사건을 수사하면서 계좌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수표 1백만원이 학원강사에게 흘러들어가는 등 「이상한 연결고리」가 자주 포착됐었다는 것. 이 돈에 대해 관련 공무원이 『과외비로 준 것』이라고 진술해 부패사슬의 정점인 사교육 비리에 칼을 대야한다는 공감대가 수사검사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도 한몫했다는 전언. ○…최근의 과외실태에 대한 경험이 거의 없는 젊은 검사들은 「윈터 스쿨」을 중요한 수사 참고자료로 활용. 검사들이 학원가에서만 사용되는 「돼지키우기」 「스탠드바식 운영」 「2호선 대학」 등 은어를 사용하면서 매섭게 추궁하자 처음에는 입을 굳게 다물었던 학원장과 강사들이 순순히 자백하게 됐다고. ○…지난 3월부터 시작한 수사가 3개월동안 강도높게 진행되자 학원가에서는 『교육청 단속은 「소나기」, 검찰수사는 「장기장마」』라는 유행어가 나돌고 때아닌 학원비 인하현상이 속출. 또 이번 수사가 내사를 거친 뒤 하루이틀만에 전격구속하는 전형적인 특수수사와는 달리 장기화하자 수사기간 내내 수사검사의 친인척 친구 선후배는 물론 고교시절 은사까지 동원돼 선처를 부탁하는 로비가 치열했다고. 한 수사검사는 『심지어 교육부와 국세청에서까지 「이번 일이 터지면 교육부가 문책당하게 된다」거나 「부가가치세 납부자들이 세금을 안낼 우려가 있다」며 치열한 로비를 벌였다는 것. 〈김재호·이호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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