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산업을 그룹의 차세대 주력업종으로 내세워 전력을 쏟아온 삼성과 쌍용그룹은 요즘 자동차로 인해 오히려 위기에 처할지 모른다는 얘기를 듣는다. 삼성자동차는 지난 95년 반도체특수로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규모의 흑자(2조5천억원)를 낼 때 출범했으나 반도체특수가 예상외로 일찍 끝나면서 자금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삼성자동차는 연산 24만대의 승용차 생산설비를 구축하기 위해 지난해 말까지 모두 2조원을 투자했다. 그러나 자동차산업 특유의 「규모 경쟁력」을 위해서는 차종당 30만대, 전체로는 1백만대의 생산설비는 갖춰야 한다는 게 중론. 그렇다면 앞으로 10년간 최소한 10조원가량의 추가비용이 필요하다. 재계 6위의 쌍용그룹은 자동차로 인해 그룹의 운명이 벼랑끝에 몰렸다. 쌍용자동차는 지난해 2천2백84억원의 적자를 기록, 그룹 전체를 적자(9백80억원)구도로 전락시켰다. 정부관계자들이 최근 사석에서 「국가경제 전체를 감안할 때 자동차 업체간의 인수합병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말을 흘리고 있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이희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