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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얏! 금발의 본드걸 물렀거라』…양자경 「본드걸」활약

입력 | 1997-05-21 08:07:00


19일 오후 태국 왕궁이 내려다 보이는 방콕 시내 44층 빌딩의 옥상. 빗발치는 총탄의 소음 속에 각기 오른손과 왼손이 수갑을 찬 두 남녀가 건물 밖 공중을 향해 난간을 박차고 뛰어오르고 있다. 『컷』 정적을 깨는 로저 스포티스우드 감독의 외침과 함께 이마의 땀을 훔치며 돌아서는 남녀. 피어스 브로스넌, 그리고 미셸 여(양자경)다. 올겨울 전세계 극장가에 선보일 「007」 18편 「투모로네버다이스(Tomorrow Never Dies)」가 한창 촬영중인 방콕 현장에서는 금발 대신 까만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호쾌한 액션을 펼치는 미셸 여의 모습이 단연 돋보였다. 「예스 마담」으로 국내 팬들에게도 친숙한 미셸 여. 동양 여성으로선 드물게 본드걸로 발탁돼 단숨에 할리우드에 입성한 그는 서른 넷의 나이가 무색할 만큼 밝고 상큼한 얼굴 표정 속에 12년 전 미스 말레이시아로 뽐냈던 미모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007본드걸에 캐스팅된 계기는…. 『지난해 가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본드걸을 찾고 있던 제작자를 만났다. 마침 동남아를 배경으로 한 중국 비밀첩보요원 역이어서 「바로 나만이 할 수 있는 역」이라고 생각했다』 ―18편의 내용은…. 『세계적인 유력지와 위성방송을 소유한 미디어 황제가 언론조작을 통해 펼치는 세계 정복의 야심에 맞서 싸운다는 내용이다』 ―지금 봐왔던 본드걸과는 다른 이미지 같은데…. 『흔히 「본드걸」은 늘씬한 몸매와 섹시한 이미지가 강조돼 왔다. 그러나 이젠 시대가 다르다. 남자의 엉덩이도 걷어찰 수 있고 지적인 이미지도 갖춰야 한다. 사실은 어릴 때부터 본드걸이 아니라 「제임스 본드」가 되고 싶었다』 ―앞으로의 계획과 한국팬에 대한 인사를 부탁한다. 『세계적인 배우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 「예스 마담」 개봉 때 보았던 한국팬들의 열렬한 성원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개봉에 맞춰 12월경 한국에 찾아갈 생각이다』 84년 홍콩에서 성룡과 함께 CF를 통해 데뷔한 그는 스턴트맨을 쓰지 않는 과감한 액션스타로 알려져 있다. 88년 「이지 머니」 촬영후 결혼, 활동을 중단했다가 이혼후인 92년 「폴리스 스토리3」으로 컴백했다. 〈방콕〓김경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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