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산업생산과 출하 수출 등 실물경제지표의 증가속도가 두드러지고 있다. 여기에다 일본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면서 자동차 철강 조선 반도체같은 주력산업의 수출경쟁력이 다소 살아날 것으로 기대된다. 경기가 회복국면에 접어든 게 아니냐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그러나 경기가 본격 상승추세에 들어섰다고 보기에는 이르다. 설령 경기가 바닥을 치고 회복징후를 나타낸다 해도 성급한 기대는 금물이다. 안주(安住)해서는 더욱 안된다. 불황이 경기순환 요인보다는 구조적인 취약성에 기인하기 때문에 회복속도나 파급효과가 완만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그동안 불황이 오면 구조조정이다 뭐다 해서 호들갑을 떨다가 경기가 호전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잊고 모두가 거품 만들기에 열중했다. 그 결과 오늘의 고(高)비용 저(低)효율 경제구조를 초래했다. 이번 기회에 고비용 저효율이라는 고질병을 치유하지 못하면 선진경제 진입은 요원하다. 우선 정부부터 규제철폐 금융개혁 긴축기조유지 등 체질개선 작업을 한층 강도 높게 추진해야 할 것이다. 공공부문이 앞장서서 허리띠를 졸라매는 고통을 감수해야 하며 거품을 걷어내는데 솔선해야 한다. 대선(大選)을 앞두고 경기부양책을 쓴다든지 정치논리가 경제에 끼여드는 상황도 엄중 경계해야 한다. 그동안 기업들은 감량경영 등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해왔다. 경기가 되살아난다고 해서 이같은 노력을 중단하거나 약화시켜선 안된다. 지나친 은행돈 의존과 기술개발 소홀로 경쟁력과 채산성이 극도로 나빠진 기업체질을 강화하지 않고는 무한경쟁시대에 살아남기 어렵다. 엔고(高) 등 경제상황 호전에 결코 방심해선 안된다. 오히려 회복국면에서 경제체질을 개선하는 노력이 더 절실하게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