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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에 소환돼 이틀째 철야조사를 받은 金賢哲(김현철)씨는 어떤 태도로 조사에 임하고 있을까. 현철씨를 조사한 수사검사들은 현철씨가 여전히 「정치적 음모론」을 제기하며 자주 흥분하는 등 심한 감정의 기복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한 수사검사는 『왜 여기에 오게 됐는지 아느냐』는 질문에 현철씨가 『내가 잘못한게 뭐 있느냐. 내가 검찰청에 불려온 것은 정치적인 음모에 따른 것이다. 나를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세력이 있다』며 자신을 형사처벌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고 말했다. 수사검사들은 또 현철씨가 국회 청문회에서 보여줬던 차분하고도 침착한 모습과는 달리 쉽게 달아오르고 곧 사그라지는 불같은 성격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검찰측도 이같은 현철씨의 성격을 사전에 알고 현철씨가 검찰청사에 출두한 뒤 곧바로 신문에 들어가지 않았다. 대신 본격적인 조사를 위한 분위기를 잡는데만 3시간 가량을 소비했다는 것. 현철씨는 검찰이 물증을 갖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차분한 어조로 대부분 혐의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철씨는 특히 동문기업인과 중견기업인들에게서 매달 수천만원씩 또는 수시로 수억원씩 모두 30억원대의 돈을 받은 사실과 대선잔여금을 은밀히 측근들에게 맡겨 관리해 온 사실은 대부분 시인했다는 것이다. 현철씨는 그러나 지역민방과 케이블TV, 개인휴대통신의 사업자 선정 등 각종 이권과 포항제철 철강판매권, 고속도로휴게소 운영권 등 특혜와 관련해 기업인들에게서 청탁받은 사실과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에 대해서는 목소리를 높이며 부인했다고 수사관계자들은 전했다. 특히 신한종금의 반환문제를 둘러싸고 두양그룹 金德永(김덕영)회장에게서 3억원을 받은 사실에 대해서는 청탁받은 사실을 완강하게 부인했다는 것이 검찰관계자의 설명이다. 한 수사검사는 『현철씨가 이권개입 부분에 대해서는 검사의 추궁에 맞고함을 치며 억울해하고 있다』며 『참고인들과 대질하는 동안 언성이 높아져 말싸움으로 번지는 바람에 대질을 중단시키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가급적 현철씨를 흥분하게 만드는 방식의 추궁은 삼가고 있다. 그러나 조사가 이틀째 이어지면서 현철씨는 청탁받은 사실과 이권에 개입한 혐의에 대해 부분적으로 시인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청탁받은 사실 자체를 완강하게 부인하던 현철씨가 『그런 얘기를 주위에서 들어 알고는 있었다』며 약간 후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 현철씨는 특히 측근인 李晟豪(이성호)전 대호건설 사장 등에게 맡긴 돈을 세탁과정을 거쳐 돌려받은 이유에 대해서는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검찰은 현철씨가 이권개입 혐의를 부인하든 시인하든 형사처벌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비록 현철씨가 이권개입 혐의를 부인하더라도 현철씨에게 돈을 준 기업인들에게서 『청탁과 함께 돈을 줬다』는 진술을 이미 확보해 놓은데다 현철씨가 돈받은 사실은 시인했기 때문이다. 〈하종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