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공사의 기내 매출액은 아시아 최고 수준이나 국내 공항 면세품점의 판매액은 필리핀 마닐라 공항의 절반 수준밖에 안되는 1억8천만달러(95년)였다고 한다. 같은 해 우리의 출국자수가 4백65만명이었고 한국을 찾은 외국인은 3백68만명이었다. 또 우리나라 여행자가 평균 1인당 1천6백11달러를 쓴데 비해 외국인은 우리나라에 와서 1천3백23달러밖에 안쓰고 갔다고 하니 한마디로 우리나라에서 살만한 물건이 없다는 얘기다. 이제 와서 해외여행을 자제하라거나 씀씀이를 줄이라고 하기에는 무리다. 더 많은 외국인이 우리나라를 찾게 하고 이들의 씀씀이가 늘어나도록 유도하는 방법이 더 바람직하다. 이들이 시내에 들어와 살 물건이 없다면 공항 면세점에서라도 돈을 쓰고 가게 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 공항 면세점은 규모 면에서 너무 작다. 그러다보니 품목이나 수량이 적을 수밖에 없다. 상품 진열 방식도 다른 나라 공항들처럼 개방식이 아닌 폐쇄식으로 돼있어 구매욕에 거리감을 준다. 다른 공항 면세점과 차별화하려면 우리 상품이 많아야 한다. 우리에게도 우수한 공산품 농산품이 얼마든지 있다. 우수 상품들을 외국인들의 눈길을 끌 수 있도록 세련되게 별도 선물 포장으로 만들어야 한다. 잔돈 한 푼이라도 이땅에 떨어뜨리고 가게 하려면 면세점내에 일반 잡화를 파는 슈퍼마켓이나 편의점도 들어서야 한다. 공항 면세점의 문제점부터 개선해야 한다. 강신영(서울 서초구 서초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