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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보「시추공」 김만 모락모락』沈중수부장 발언 화제

입력 | 1997-05-01 19:54:00


『시추공을 여러군데 뚫어 놓았지만 아직은 김만 모락모락 나고 있다』 金賢哲(김현철)씨의 국회 청문회 증언이 있기 전날인 지난달 24일 沈在淪(심재륜)대검 중수부장이 당시의 수사상황을 설명한 말이다. 물론 이 말은 현철씨의 비리의혹에 대한 수사가 다양하게 진행중이지만 아직 결정적인 단서는 포착되지 않았다는 뜻이었다. 심중수부장은 수사를 「시추(試錐)작업」에 비유하는 독특한 화법(話法)으로 취재기자들의 귀를 즐겁게 하고 있다. 그는 현철씨의 측근인 朴泰重(박태중)씨가 소환된 지난달 28일에는 이렇게 말했다.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 지금 시추공을 한창 파들어 가고 있다. 일부 시추공에서는 물이 나오고 있다. 시추공에서 기름이 콸콸 나와야 할 텐데…』 당시 검찰은 현철씨가 지난 95년 4월 두양그룹 金德永(김덕영)회장에게서 3억원을 받은 사실을 밝혀낸 상태였던 만큼 적절한 비유였던 셈이다. 심중수부장은 수사만 「시추작업」에 비유하는 것이 아니다. 지난달 30일 두양그룹 등 일부 기업이 거액을 현철씨에게 제공했다는 언론보도가 나가자 그는 『시추공에서 이제 막 기름이 나오는데 언론에서 그렇게 앞서 가면 어떻게하나』라는 말로 언짢은 심기를 드러냈다. 또 수사를 둘러싼 검찰내부의 갈등이 한창일 때 그는 『위아래에서 시추공의 김을 빼는 사람들이 있다. 시추공을 모두 뽑아버리든지 해야겠다』면서 불만을 삭이기도 했다. 과연 심중수부장을 팀장으로 하는 「한보와 현철씨 비리 시추팀」이 뚫어놓은 시추공이 「양질의 원유」를 쏟아낼지 김만 나오다 「폐공」으로 남을지 주목된다. 〈이호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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