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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너교실]초대장 끝「RSVP」는 참석여부 통보요청

입력 | 1997-04-21 09:19:00


얼마전 이임한 토머스 해리스 주한 영국대사는 한 신문에 쓴 글에서 『한국에 있는 동안 약간 힘들었던 일은 한국인들이 우리가 파티를 할 때 참석 여부를 잘 알려주지 않던 점』이라고 적었다. 불쾌한 일도 부드러운 말을 골라 표현하는 외교관인데다 떠나는 마당에 굳이 언급한 것으로 미루어 「약간」의 정도는 넘어섰던 것으로 보인다.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격식 갖춘 자리에 손님을 초청할 때 초청장 말미에 RSVP라는 말을 적어 넣는다. 프랑스어의 Repondez, S’il Vous Plait를 줄인 말로 초청받은 사람의 참석 여부를 알려 달라는 요청이다. 파티를 주최할 때 좌석과 음식은 물론 음식을 서브하는 사람까지 손님 수에 정확하게 맞춰 준비하기 때문에 초청자에게 참석 여부를 분명하게 알려주는 것이 예의. 요즈음 우리 사회에서도 외교공관 외국상사나 기관 단체들이 늘어나면서 이같은 초청장을 받게 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내국인끼리의 초청에도 초청장에 이런 문구를 적어 넣는 일이 일반화되고 있다. 그러나 서구식 파티예절에 익숙하지 않은 탓인지 초청장을 받고도 전화로 간다, 못간다는 말을 해주는 일에 인색한 경우가 적지 않다. 수차례의 해외 근무를 통해 의전업무에 익숙한 외무부의 한 간부는 『RSVP가 적힌 초청장을 받으면 보통 행사일 2주일 전에, 늦어도 1주일 전에 참석 여부를 통보해주는 것이 예의』라고 말했다. 공식 모임이 아니더라도 참석 여부를 분명히 하는 것은 더불어 사는 사회에서는 당연한 배려다. 〈문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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