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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대표 「사면초가」…당내 「역부족論」고개

입력 | 1997-04-13 19:58:00


신한국당 李會昌(이회창)대표가 안팎으로 심각한 난관에 봉착했다. 안으로는 민주계를 중심으로 한 거센 반발과 밖으로는 정치권을 죄어오는 검찰의 한보수사에 포위된 상태다. 우선 민주계의 반발이 이대표에게는 가혹한 시련이다. 이를 제대로 무마하지 못하면 이대표의 당 장악력에 흠집이 생길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당내 최대계파인 민주계가 이대표 체제에 거부감을 갖고 있는 일부 대선주자들과 「반(反)이회창」 전선을 형성할 경우 이대표의 대선가도에 먹구름을 드리울 것이기 때문이다. 한보수사는 이대표의 정치력을 시험하고 있다. 지나치게 강한 「법대로」의 이미지를 갖고 있는 이대표는 자신의 이미지에 얽매인다는 인상을 주어 민주계 일각에서 심지어 『즐기고 있다』는 비난마저 나오고 있을 정도다. 한보수사는 이대표에게 세가지 난제를 안겨주고 있다. 「鄭泰守(정태수)리스트」 수사로부터 정치권을 얼마나 보호해줄 수 있느냐는 것과 「金賢哲(김현철)문제」 및 「92년 대선자금 의혹」을 어떻게 원만하게 처리하느냐 하는 것이다. 이대표로서는 어느 것 하나 쉽지 않다. 그러나 이들 난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다면 이대표의 정치력에 대한 당내 평가는 부정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고 어쩌면 이대표체제는 단명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이대표의 가장 강력한 후원자였던 金潤煥(김윤환)고문마저 「한보의 덫」에 걸려 정치생명을 위협받고 있는 점도 이대표로서는 상당한 정치적 손실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요즘 「이회창체제 위기론」이 당내에서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지금과 같은 난국에 전국구 초선인 이대표에게 당을 맡긴 것부터가 무리가 아니었느냐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이대표가 12일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을 긴급면담, 민주계를 달래 달라고 요청한 것도 이같은 위기의식을 느꼈기 때문일 것으로 분석된다. 이대표 특유의 뚝심이 어떻게 발휘될지, 그리고 얼마나 효험이 있을지 주목된다. 〈임채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