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경남 울산에서 생후 22일 된 쌍둥이남매가 분유를 먹고 숨진데 이어 11일 서울 송파구에서도 분유를 먹은 뒤 잠자던 생후 5개월 된 여아가 사망하자 아기를 키우는 엄마들이 크게 불안해 하고 있다. 보도가 나간 후 언론사에는 『분유에도 독성이 있느냐』 『숨진 아이들이 먹은 분유가 어느 회사 제품이냐』 등을 묻는 문의전화가 쇄도했다. 그러나 분유의 성분이 나빠 아기가 숨지는 일은 거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 실제 사고를 당한 어린이들이 먹은 분유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대 소아과 崔仲煥(최중환)교수는 『한번에 너무 많은 양을 먹이거나 아기를 똑바로 누인 채 분유를 먹이면 이같은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며 『엄마가 비스듬히 안아서 먹이는 모유와 달리 분유는 소화가 잘 안돼 아기가 구토를 하다 기도가 막히기 쉽다』고 말했다. 경찰조사결과 울산 쌍둥이남매는 분유를 한꺼번에 너무 많이 먹어 숨진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의 기도에선 다량의 분유가 검출됐다. 최교수는 『소화능력과 건강상태가 아기들마다 다르기 때문에 일괄적인 기준량을 정하기는 곤란하다』고 말하고 『체중 1㎏에 하루평균 1백50∼2백㎖, 1회에 60∼1백㎖씩 나눠 먹이는 게 좋다』고 말했다. 즉 체중 4㎏ 아기에겐 하루 6백∼8백㎖의 분유를 7,8차례에 나눠 먹이는 게 알맞다는 것. 분유를 먹인 뒤 매번 등을 가볍게 두드려 트림을 시키는 것도 빼놓아서는 안될 일. 전문가들은 모유를 먹는 아기는 배가 부르면 더 이상 젖을 빨지 않기 때문에 아기의 1회섭취량이나 소화상태를 쉽게 알 수 있지만 분유는 젖병으로 먹이기 때문에 엄마들이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맞벌이주부 김모씨(34·서울 송파구 삼전동)는 『정확한 양을 맞추지 못한채 적당히 분유을 타서 먹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분유도 모유처럼 아기를 안고 먹여야 좋다는 걸 알지만 일에 쫓기다 보면 젖병을 물린 채 아기를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고 털어놨다. 이화여대부속병원 소아과 金京姬(김경희)교수는 『예상치 못한 불상사를 막기 위해서는 아기의 소화능력과 1회적정량 등을 상세히 파악, 아기를 맡길 때 꼼꼼히 일러주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형권·박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