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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초보-전문가,악보읽는 속도 차이 없다』…外誌

입력 | 1997-04-12 08:43:00


음악가들은 어떻게 처음 보는 곡을 즉석에서 능숙하게 악기로 연주할 수 있을까. 뉴사이언티스트 최근호에 따르면 서섹스대 신경과학센터의 과학자들이 피아노를 2∼3년 정도 배운 초보자들과 연주 작곡경력 수 십년의 전문 작곡가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한 결과 전문가와 초보자는 모두 악보를 읽는 속도는 비슷했지만 악보를 읽는 방법에는 큰 차이가 났다. 이 대학 마이크 랜드연구팀은 실험에 응한 사람들에게 처음 보는 곡을 연주하게 한 뒤 비디오카메라로 눈동자의 움직임을 분석했다. 그 결과 전문가들의 눈은 어느 한 음표에 머무는 법 없이 부드럽게 오선지를 훑어 내려갔다. 이에 반해 초보자들의 눈동자는 방금 전에 연주한 음표를 다시 보거나 그 줄 첫 머리의 음자리표를 다시 확인하는 등 분주하게 좌우로 움직였다. 랜드박사는 『이전까지는 많은 사람들이 전문가들은 지금 연주하고 있는 부분보다 한 두발짝 앞서 악보를 읽는다고 믿어왔다』며 『그러나 이번 실험결과 악보를 읽는 속도는 피아노 경력과는 상관 없었다』고 말했다. 초보자들이 낯선 곡을 칠 때 미숙한 것은 자신의 실수에 대한 두려움이 가장 큰 이유. 비디오 분석 결과 악보를 훑어 내려가는 속도는 초보자와 프로가 별 차이가 없었으나 초보자들은 실수를 너무 의식한 나머지 계속 뒤를 돌아보느라 지금 연주하고 있는 부분에 집중하지 못했다. 연구팀의 소피 퍼녹스는 『초보자들의 생각과는 달리 전문가들도 종종 실수를 범했으나 태연히 연주를 계속했다』고 밝혔다. 이번 실험으로 밝혀진 또 하나 재미있는 사실은 전문가들은 연주 도중 때때로 건반을 내려다 본다는 점. 초보자들에게는 『연주 도중 절대 건반을 쳐다보지 말라』고 가르치면서도 정작 자신들은 이를 지키지 않는 셈이다. 〈나성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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