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경북 군위군에 있는 옛절 인각사의 수몰 소식을 들었다. 인각사는 일연스님이 주지로 있으면서 우리나라의 고대역사를 담은 「삼국유사」를 저술하고 열반에 드신 유서 깊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런 역사적인 장소가 댐건설로 수장된다고 하니 답답하기만 하다. 문화유산을 아끼고 자손대대로 물려주어야 한다고 우린 어릴 적부터 배웠고 그런 것이 당연하다고 알고 있다. 그런데 실상은 오히려 파괴에 앞장서는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훼손되는 문화유산이 얼마나 많은가. 댐을 만들고 인각사를 수장시키면 대구시민들은 영원히 깨끗한 물을 먹을 수 있을까. 우리보다 역사가 일천한 나라에서도 이런 일은 쉽게 결정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인각사는 한 종교단체의 단순한 종교시설이 아니다. 우리 문화와 역사의 숨결이 연연히 이어져온 귀중한 곳이다. 인각사가 수몰되면 우리의 문화가 수장되는 것이다. 인각사를 살려야 한다. 위성현(하이텔ID·KOMA58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