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황장엽 망명 신청 8일째]건강은 괜찮은가

입력 | 1997-02-19 20:17:00


[북경〓특별취재반] 黃長燁(황장엽)북한 노동당비서의 망명신청이 8일째로 접어든 19일 황비서의 건강에 대한 우려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기본적으로 황비서가 74세의 고령인데다 건강한 젊은이들도 견디기 어려울 극심한 압박감에 시달릴 것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황비서는 지난 12일 북경의 한국대사관 영사부에 망명을 요청하기 이전에 13박14일동안 일본과 북한대사관 등에서 망명기회를 노렸기 때문에 그는 무려 21일 동안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은 것이다. 주중(駐中)한국대사관측은 부인하고 있지만 하얀 가운 차림의 중국의료진이 18일 오후 5시와 19일 오전 10시반경 연이틀 영사부를 방문한 것이 목격된 만큼 이같은 우려는 결코 기우만은 아닐 수 있다. 황비서가 머물고 있는 대사관 영사부 2층의 임시거처는 4∼5평의 좁은 공간. 이곳에는 야전침대와 책상만을 갖다 놓았을 뿐이다. 게다가 황비서의 거처 주위는 북한측의 도발에 대비, 방탄시설을 설치했기 때문에 본인이 느끼는 거주환경이 매우 열악할 것으로 짐작된다. 원래 운동보다 사색을 즐겼던 「칸트철학자」 황비서는 이 좁은 공간에서 거의 24시간 두문불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최고인민회의 외교위원장인 황비서는 자신의 운명을 결정지을 주변국의 물밑교섭에 모든 신경을 집중할 것이고 이 역시 그의 건강에 적신호를 켤 수 있다. 황비서가 고령인 만큼 지병(持病)을 가지고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건강이상을 가장 먼저 감지할 수 있는 식사량에선 아직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의 신변을 관리하고 있는 한 소식통은 17일 황비서의 건강이상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종합적으로」 양호한 상태라고 밝혔다. 노령인 황비서의 건강이 「부분적으론」 악화됐다는 얘기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