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대법원 판사인 라파엘 마르티네스 엠페라도르가 10일 마드리드 시내에서 괴한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고 경찰이 밝혔다. 이 암살 사건은 남부 그라나다시에서 바스크 분리독립 단체인 ETA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차량폭탄 테러로 1명이 숨지고 10명이 부상한지 수시간만에 일어난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마르티네스 판사가 자택을 나선 뒤 괴한 2명이 곧바로 다가와 그중 1명이 마르티네스의 머리에 총을 쐈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대법원판사에게 총격을 가했다고 주장하는 단체나 개인은 나타나지 않고 있으나 경찰은 바스크 분리주의 단체인 ETA에 혐의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은 작년 총선 과정에서 ETA의 정치조직인 바스크독립당(HB)이 ETA에 우호적인 내용의 비디오 테이프를 상연한 것과 관련, 지도부 전원에게 소환명령을 내리고 경찰이 소환령을 묵살한 HB 관련자 5명을 체포하는 등 양측간 긴장이 고조돼 왔다. 한편 마르티네스 판사 암살 사건이 발생하기 직전 이날 대법원에 출두하라는 명령을 받은 HB의 지도자 유제니오 아람부부가 북부 말라비아의 한 시골 주택에서 목을 맨 시체로 발견됐다고 HB 관계자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