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그림액자의 뒷면을 확인하라」. 요즘 미국에서는 벼룩시장 등에서 구입한 싸구려 낡은 액자 뒤에서 고가의 명품이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 뉴잉글랜드 지방의 은퇴한 50대후반 부부는 5달러를 주고 산 낡은 그림의 액자 뒷면과 그림사이의 공간에서 1860년대 셰이커 미술의 거장 한나 코훈의 작품을 발견했다. 이 그림은 다음주 뉴욕의 소더비에서 경매에 부쳐질 계획인데 시작 예정가가 35만달러(약2억9천만원)로 되어 있어 최소한 50만달러(약4억2천만원)이상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액자속에서 고가 진품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95년에는 또 다른 한 부부가 시골 여행중 벼룩시장에서 단돈 4달러에 구입한 액자의 뒷면과 그림사이에서 독립선언서 사본을 발견해 2백40만달러(약20억원)를 받고 판 적도 있다. 최근 수년동안 미국 전역에서는 이와 유사한 사례가 해마다 수십건씩 나타나고 있다. 2차대전 중 유럽을 탈출하던 사람들이 나치의 눈을 속이기 위해 허술한 액자 뒷면에 숨겨 갖고 나온 중세 유럽 예술품들이 가장 많이 발견됐고 외부인의 눈을 피해 은밀한 공간인 액자뒤에 보석이나 유가증권 등을 넣어 두었다가 본인도 잊은 채 처분된 경우도 많았다. 그래서 요즘 미국에서는 벼룩시장 등에서 값싼 중고 액자를 사다가 뒷면을 뜯어 보는 것이 유행이다.〈뉴욕〓李圭敏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