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鄭永泰 기자] 프랑스가 인터넷 공략에 나섰다. 프랑스내 인터넷서비스업체(ISP)는 최근 「아메리카온라인(AOL)」 「컴퓨서브」 등 미국업체가 점령하고 있는 인터넷서비스 시장을 되찾기 위한 대공세를 벌이고 있다. 프랑스는 광범위하게 보급된 비디어텍스(문자정보)서비스인 「미니텔」 때문에 인터넷보급이 다른 유럽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떨어져 있었다. 공격진의 선봉은 「와나두(Wanado)」 「클럽 인터넷」 「앵포니」 등이 맡고 있다. 이들은 아직 가입자가 2만∼3만명에 못미치고 있지만 올해들어 색다른 고객확보 전략을 구사하며 급성장을 보이고 있다. 최근 한달사이 각각 1만여명의 가입자를 새로 확보했다. 국영 프랑스텔레콤(FT)이 지난해 5월 출범시킨 「와나두」는 올해들어 이용료를 대폭 내리면서 20일만에 2만1천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이는 지난해 가입자의 두배가 넘는 것. 「와나두」는 3시간 이용에 한화로 8천8백원가량을 받던 종래의 종량제 요금제와는 별도로 한달이용에 2만3천원만 내면 얼마든지 쓸 수 있도록 해 호응을 받고 있다. 「와나두」는 특히 이용자가 쉽게 인터넷을 쓸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 개발에 4년동안 3억프랑(한화 4백80억원)을 투입하는 등 장기계획도 마련하고 있다. 「와나두」는 접속이용방법을 담은 책자를 1백만부 제작해 배포하는 등 고객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미디어재벌인 라가르데르그룹이 시작한 「클럽 인터넷」은 가격보다는 고급 서비스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어차피 인터넷 시장이 크게 팽창할 것이므로 부가서비스를 늘려 고급회원을 중심으로 운영하겠다는 전략이다. 「앵포니」의 경우 올들어 가입자수를 2만2천명까지 늘리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프랑스 ISP들의 경쟁으로 적지 않은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앵포니」는 가입자 확보에 지나치게 돈을 쏟아 지난해 매출액의 14배나 되는 적자를 내고 말았다. 프랑스어의 우월성을 주장하고 「어린이에게 인터넷 교육을 의무화하지 않겠다」며 문화주권(主權)을 외쳐온 프랑스가 「미국의 땅」 인터넷을 얼마나 공략해낼지 주목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