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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사건으로 번진 유튜버 간 갈등

Posted May. 10, 2024 08:38,   

Updated May. 10, 2024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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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낮 부산 도심 한복판에 있는 법원 앞에서 50대 남성 유튜버가 또래 남성 유튜버를 흉기로 살해하는 장면이 생방송되는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졌다. 경찰은 두 사람이 온라인상에서 서로 비방하다 수십 건에 달하는 고소전이 벌어지면서 살인 사건으로까지 이어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범행 동기를 수사하고 있다.

9일 부산 연제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52분경 부산 연제구 부산지법 앞 인도에서 50대 남성 홍모 씨가 50대 남성 조모 씨에게 여러 차례 흉기를 휘두르고 달아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조 씨는 피를 많이 흘려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구급대원의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인근 대학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오전 11시 4분경 숨졌다. 조 씨는 당시 유튜브 라이브 방송 중이었고, 습격 장면이 화면으로 송출되진 않았지만 피습 직후 괴로워하는 소리가 그대로 노출됐다.

홍 씨는 범행 1시간 40여 분만인 오전 11시 35분경 경주시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홍 씨는 이날 오전 부산지법에서 열리는 재판에 출석할 예정이었다. 피해자인 조 씨가 홍 씨를 고소한 사건이었다고 한다. 경찰은 조 씨가 홍 씨의 재판을 참관하려고 부산지법을 찾았다가 습격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홍 씨가 범행 전날 부산의 한 마트에서 흉기를 준비하고 도주에 사용할 차량도 미리 빌려 계획범죄로 보인다”며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홍 씨에 대해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온라인에서 쌓인 악감정이 살인 사건으로까지 번지자 전문가들은 규제를 논의할 시기가 됐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대경 동아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어떤 콘텐츠까지 유튜브에 공개할 것인지 등에 대한 기준 마련을 국민적 합의로 끌어내는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며 “선정적 방송을 하는 이들은 적극적으로 걸러낼 수 있도록 운영사에는 기술적 보완을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