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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쳐간 탈북민들이 되돌아본 하나원 생활

Posted June. 15, 2019 09:03,   

Updated June. 15, 2019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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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탈북민들은 하나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무작위로 남녀 각각 5명을 선택해 좋았던 점과 싫었던 점을 두 가지씩 물었다. 한국 사회를 많이 알수록 더 객관적 평가를 내릴 수 있다고 생각해 오래전 졸업한 탈북민 위주로 선정했다. 괄호 안에 성별과 하나원을 졸업한 시기를 밝혔다.

○ “나는 이래서 하나원이 좋았다”

 “있을 땐 몰랐는데 정작 사회에 나오니 다른 사람들과 함께 지낸 그 시절이 그립고 즐거운 추억으로 기억된다.”(여·2012년)

 “식단도 좋았고, 의료 서비스도 좋았다. 무엇보다 책을 마음껏 읽을 수 있어 좋았다. 운동도 마음껏 했다.”(남·2006년)

 “심성수련 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약육강식의 사회인 줄만 알았는데, 따뜻한 마음도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여·2002년)

 “돌아보니 근심걱정 없이 생활할 수 있었다는 것은 참 좋은 일이었다.”(남·2006년)

 “전반적인 기억이 좋다. 의료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고, 음식도 맛있었다.”(여·2012년)

 “탈북 과정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아무 생각 없이 편히 다스릴 수 있어서 기뻤다. 먼저 사회에 나간 탈북민이 와서 자기 이야기를 들려준 시간이 좋았다.”(남·2004년)

 “드디어 안전하게 보호받는 상황이라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안온했다.”(여·2002년)

 “마음이 편했고, 현장학습을 나갈 때마다 너무 기뻤던 것이 기억난다.”(남·2016년)

 “지금 생각해 보면 한국 생활 중에서 하나원이 제일 좋았다. 의식주를 다 책임져 주고 골치 아픈 일도 없고, 쉬는 기분이었다. 다시 거기서 생활하다 오고 싶다.”(여·2008년)

 “시설이 깨끗했고, 무엇보다 체육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서 좋았다. 배고프지 않았던 것도 좋았다.”(남·2016년)

○ “나는 이래서 하나원이 싫었다”

 “배운 것이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특히 탈북민을 멀리하고 아무 사람이나 믿지 말라고 계속 교육받아서 한동안 주변을 불신하게 했다.”(여·2012년)

 “직업교육을 일률적으로 하지 말고 개인별 맞춤형 진로 지도 시스템이 있으면 좋겠다. 외부활동이 너무 적은데, 자주 한국 사회를 경험했으면 좋겠다.”(남·2006년)

 “특별히 지적할 점은 생각나지 않지만 교육이 약간 아쉬웠다.”(여·2002년)

 “교육 내용과 수준이 맞지 않아 지루했다. 전문성을 갖춘 직원들이 부족하다.”(남·2006년)

 “수업이 너무 많은데 무슨 소리인지 몰라 졸렸고 기억에 남는 것도 없다.”(여·2012년)

 “하나원 직원들이 너무 거들먹거려 기분이 나빴다.”(남·2004년)

 “가족 해체를 겪으며 한국에 온 탈북민 가족을 하나원에서도 몇 달 동안 갈라놓아 이산가족을 만든다. 탈북민 대다수가 도시에서 사는데 산골에 가둬놓고 비현실적 교육을 한다. 하나원을 없애야 한다고 생각한다.”(여·2002년)

 “절실히 필요하지 않은 교육을 정리하고 심리상담을 강화해야 한다.”(남·2016년)

 “나오니 좋은 것을 알겠지만, 안에 있을 때는 지루하고 하루라도 빨리 사회에 나가고 싶었다. 나와 보니 정착은 책이 아니라 몸으로 부딪치며 배우는 과정이었다.”(여·2008년)

 “교육이 형식에 그치는 것 같다. 음식이 단조로워 질렸다. 교육생 중에 난폭한 사람이 석 달 내내 분위기를 망쳐도 감싸기만 하고 대책이 없다. 큰 사건 없이 달래서 졸업만 시키면 그 후엔 자기 일이 아니라서 그러는 것 같다.”(남·2016년)


주성하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