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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민들, 2녀만에 다시 우산 펴고 거리로

홍콩 시민들, 2녀만에 다시 우산 펴고 거리로

Posted November. 08, 2016 07:22,   

Updated November. 08, 2016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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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콩 입법회 의원(한국의 국회의원 격) 2명이 취임선서에서 독립을 주장한 것을 문제 삼아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가 이들의 의원직을 인정하지 않기로 해 의원 자격 유지가 불투명해졌다. 향후 홍콩자치와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를 둘러싸고 거센 논란이 예상된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전국인대 상무위는 7일 ‘홍콩특별행정지역에 관한 기본법 104조’에 대한 유권해석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상무위는 “홍콩 의원 선서에는 ‘기본법을 준수하고 홍콩특별행정구에 충성한다’는 기본법 104조의 내용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이 같은 선서를 거부하면 공직에 취임할 자격이 없다”고 밝혔다. 홍콩 독립파 초선 의원 2명의 자격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상무위는 또 “홍콩 독립에 대한 언급은 국가 통합과 영토적 주권, 국가 안보를 심각하게 해친다”며 “홍콩 독립 지지자들은 의원 자격이 없을 뿐 아니라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친독립파 정당 영스피레이션(靑年新政) 소속 바지오 렁(梁頌恒) 의원과 야우와이칭(游蕙禎·여) 의원은 지난달 12일 입법회 취임 선서 때 규정된 선서문을 낭독하지 않고 ‘홍콩은 중국이 아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어깨에 두른 채 ‘홍콩인의 이익 수호’ 등의 표현을 선서문에 포함시켰다.

 홍콩 정부는 이들의 의원직을 상실토록 해야 한다며 고등법원에 판단을 청구하고 전국인대에는 기본법 104조에 대한 유권해석을 요청했다. 전국인대의 유권해석에 따라 홍콩 법원이 재선서를 통해 의원직을 유지하도록 결정한다고 하더라도 소용이 없게 됐다. 기본법 158조는 “기본법의 해석은 전국인대 상무위에 속한다”고 밝히고 있어 전국인대 해석이 홍콩 법원 심리에 우선하기 때문이다.

 홍콩 시민들은 전국인대 결정으로 의원 자격을 박탈당하게 되면 사법독립이 훼손되고 ‘한 국가 두 체제’를 보장한다는 홍콩자치도 유명무실해진다며 6일 거리로 몰려 나와 항의 시위를 벌였다. 1만3000여 명이 참가한 이날 시위는 7일 새벽까지 이어졌다. 경찰이 최루액 스프레이를 뿌리며 진압하자 시위대는 우산으로 막으며 저항했다. 홍콩에서 2014년 하반기 79일간 2017년 행정장관 직선을 요구하는 ‘우산혁명’ 시위가 벌어진 뒤 우산 시위가 재연된 것은 처음이다.



구자룡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