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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정상 감청은 첩보의 기본 반격나선 미

외국 정상 감청은 첩보의 기본 반격나선 미

Posted October. 31, 2013 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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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정상 감청은 첩보의 기본 중의 기본이다.

미국의 정보기관 수장들이 국가안보국(NSA)의 주요국 정상 35명 도청과 유럽 국가 시민 수천만 명의 통화 내용 수집 의혹에 대해 정상적 첩보활동이라며 반격에 나섰다. 국제사회 비난에 대한 미국 내 반발 분위기가 확산되자 본격적인 대응에 나선 것.

29일 하원 정보위원회 청문회는 당초 비밀법원(FISA) 개혁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으나 최근 터진 도청 논란으로 달아올랐다. 정보 수장들은 외국 정상에 대한 스파이 활동은 첩보의 기본 규칙이라며 도청 사실을 당당하게 시인했다.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외국 정상 감시는 오래된 일이라며 리더십의 의중을 파악하는 것은 첩보기관이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기본 교리(tenet)라고 주장했다. 그는 외국 정상에 대한 첩보활동은 1963년 내가 정보학교에 처음 배운 것으로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NSA 활동을 비난하는 다른 나라들을 겨냥해 우방들도 미국 정부 인사와 정보기관들을 상대로 스파이 활동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DNI는 NSA를 비롯해 중앙정보국(CIA), 연방수사국(FBI) 등 16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기관이다.

청문회에 함께 출석한 키스 알렉산더 NSA 국장은 외국 시민에 대한 정보수집 활동에 대해서도 항변했다. 그는 미국이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국민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다는 외국 언론 보도는 완전한 오보라며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들이 방어와 군사작전 차원에서 공동 수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수집된 외국 시민의 전화번호를 기술적으로 분석하면 수집 주체가 미국이 아니라 유럽 정보기관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29일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시민의 전화번호는 유럽 국가 정보기관들이 수집해 미국에 건네준 것이라고 미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이 지금까지 외국 정보기관과의 협력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히지 못한 것은 앞으로 정보수집 공조 노력에 방해가 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WSJ는 덧붙였다.

미 하원 청문회에서 의원들도 NSA 정보수집 활동을 두둔하는 분위기가 강했다. 마이크 로저스 하원 정보위원장은 러시아 듀마(의회)가 미국 만큼 정보활동을 감독을 하느냐며 미국 정보기관 감시의 투명성을 옹호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29일 NSA 도청 논란과 관련 한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들이 협의를 요구해 왔다고 밝혔다.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대화 의지를 표명한 국가들에 대해 협의를 확대하고 있다며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멕시코, 콜롬비아, 페루, 브라질, 한국, 인도가 여기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가 NSA의 도청 문제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한국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미 의회에서는 구글과 페이스북 등 인터넷 기업들이 정부에 사용자 개인정보를 제공한 내역을 공개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29일 발의됐다. 이 법안은 NSA 정보수집 활동을 제한하기 위한 것으로 인터넷 기업들이 당국으로부터 제공을 요구받은 개인정보 내용과 횟수 등을 공개할 수 있도록 했다.

도청 논란이 확산되고 있지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확실한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대통령이 주도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구경꾼 대통령이라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CNN은 국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를 넘긴 대통령이 NSA 도청, 건강보험 사이트 부실, 되살아난 리비아 벵가지 사태 등 3대 내우외환에 휘둘리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