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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제로 일지옥의 여름 (일)

Posted May. 07, 2012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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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발전 없는 새 시대가 열릴 것인가, 아니면 기울어가는 일본 경제를 강타하는 결정타가 될 것인가.

5일 일본 홋카이도()의 도마리()원전 3호기의 운전정지로 일본의 원전이 모두 멈췄다. 원전 도입 국가 가운데 사고 발생 1년여 만에 모든 원전을 가동 중단한 것은 일본이 처음이다. 일본은 전체 전력생산량의 30%를 차지해온 원전을 대체할 방법을 찾고 있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다. 지금까지는 지역별 전력회사들이 천연가스나 석유를 활용한 화력발전 가동률을 높이는 방식으로 대체해왔지만 전력수요가 급증하는 여름철 피크전력 시간대(오후 1시오후 4시)에 필요한 전력량을 고려하면 10% 이상 부족하다. 특히 원전 의존율이 50%를 넘는 간사이 지역은 여름철 전력부족이 15%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구원투수 역할을 맡고 있는 화력발전 시설은 낡았다. 석유 화력발전의 경우 1973년 전력생산 비중이 73.2%였지만 2010년 현재 8.3%로 줄었다. 지난해 동일본대지진 이후 풀가동되고 있는 천연가스나 석탄 화력발전 역시 지은 지 40년이 넘는 시설이 대부분이다. 화력발전이 1기라도 정지하면 대규모 정전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최근 1년간 일본의 화력발전은 능력 이상으로 과도한 운전을 해왔기 때문에 위험성이 더 높아졌다.

결국 기댈 것은 전력수요를 줄이는 수밖에 없지만 이미 쥐어짤 만큼 짰기 때문에 더는 절전 여력이 없다. 지난해 이미 일본의 제조업체, 슈퍼, 대형 빌딩 등 상업시설은 전년 대비 전력사용량을 14% 이상 줄였다.

일본 전력업계는 일반 가정의 절전에 기대를 걸고 있다. 가정 부문의 지난해 절전량은 전년 대비 6%에 그쳐 절전의 여지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심각한 전력난이 예상되는 오사카는 절전 가정만이 참여할 수 있는 절전 도전 복권까지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력사용량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신형 전기 계량기를 집집마다 달아주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7월부터는 오후 1시오후 4시에 회사 사원들을 강제로 쉬게 하는 시에스타(낮잠) 휴가제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일부 지자체는 태양광이나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보급에 매달리고 있다. 가나가와 현 오다가와 시는 지난해 말부터 일반주택과 공공시설의 옥상에 태양광발전설비를 설치해주고 있다. 후쿠시마 현은 해안가에 풍력발전소를, 온천지역에 지열발전소를 준비 중이다.



김창원 cha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