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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벨트 중이온가속기 미설계 베꼈다 (일)

과학벨트 중이온가속기 미설계 베꼈다 (일)

Posted May. 19, 2011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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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이하 과학벨트)의 핵심 실험시설인 4600억 원 규모의 한국형 중이온가속기(KoRIA)의 기초설계가 미국 미시간주립대의 최신 중이온가속기 에프립(FRIB)을 거의 베낀 것으로 밝혀졌다. 게다가 중이온가속기 관계자들 상당수는 이 사실을 알면서도 감춰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건국 이래 최대 과학프로젝트로 불리는 5조2000억 원 규모의 과학벨트 사업은 시작부터 지역갈등에다가 도덕성 시비에까지 휩싸이게 됐다. FRIB 기초설계는 2004년부터 시작해 지난해 말 완료한 반면 KoRIA는 지난해 3월부터 시작해 올해 1월 말에 완료, 부실연구시비가 계속됐었다. 그러나 연구팀은 원형가속기와 선형가속기를 결합했다며 세계 최초의 디자인이라고 주장해왔다.

동아일보가 18일 KoRIA의 개념설계 최종 보고서 원안()을 단독 입수해 에프립 개념설계 최종 보고서와 비교분석한 결과 KoRIA의 선형가속기에 쓰이는 가속관 4종류 가운데 3종류가 에프립의 가속관과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속관의 종류를 결정하는 수치를 에프립에서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KoRIA 보고서에는 이 수치를 어떤 근거로 얻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기 때문에 표절이나 다름없다.

교육과학기술부가 보유하고 있는 KoRIA 개념설계 최종 보고서에는 표절 부분이 통째로 빠져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개념설계에 참여한 한 연구자는 2월 개념설계 완료를 앞두고 연구자들이 수십 명 모인 자리에서 가속관 표절 사실이 드러나 매우 시끄러웠다며 해당 연구자가 사실상 수정을 포기해 최종 보고서에는 문제가 된 부분을 빼고 교과부에 제출했다고 말했다. 현재 교과부는 이런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관리 감독 책임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총 3단계로 이뤄진 개념설계 과정에서 밑그림을 그리는 1과제의 책임자는 홍승우 성균관대 물리학과 교수, 중이온가속기의 외형 디자인 및 설계를 맡은 2과제 책임자는 고승국 울산대 물리학과 교수다.



이현경 uneasy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