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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 어민들간 갈등 (일)

Posted December. 06, 2010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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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섬에서 이런 일을 벌이려고 하니까 보상 협상이 제대로 안 되잖아요.

(섬에) 남은 사람들은 취로사업이라도 해서 먹고 살아야 하지 않나요.

북한의 포격 도발로 파괴된 마을 복구에 참가해 수당을 받는 취로사업 신청이 시작된 5일 오전 연평도 연평면사무소 2층에는 신청을 하러온 주민들과 이들을 말리기 위해 찾아온 주민들 간에 언쟁이 벌어졌다. 결국 이날 취로사업 신청을 한 6, 7명의 주민들은 언제 무슨 일을 시작하게 된다는 확답을 받지 못한 채 집으로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북한의 포격 도발 이후 마을 복구와 주민 보상 문제에 대한 합의가 미뤄지면서 주민들 사이에도 조금씩 갈등이 생기고 있다. 1300여 명의 연평도 주민들은 종사하는 일에 따라, 피란 여부에 따라 각각 의견이 달라 정부가 이를 조율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가장 큰 견해차는 마을에 남은 사람들과 인천으로 피란 간 사람들 사이에 나타나고 있다. 피란민들은 보상 및 복구 문제가 완전히 합의될 때까지 섬에서 취로사업이나 어업 활동 등을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천에서 섬으로 돌아온 차모 씨(70)는 인천에서 보상 문제가 전혀 해결되지 않고 있는데 취로사업 같은 일을 벌이는 것은 인천시와 옹진군이 주민을 마을로 돌려보내 주민들의 협상력을 약화시키려는 의도라고 목청을 높였다.

그러나 섬에 남은 주민들은 보상 논의가 인천에서만 진행되고 있어 섬에 남은 사람들은 소외되고 있다고 반박한다. 섬을 떠나지 않았던 주민 정모 씨(86)는 언제까지 협상이 끝나기만 바라보고 있겠느냐며 복구사업이라도 좀 해서 사람 사는 마을로 만들어 놓아야 떠났던 주민들도 빨리 돌아올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피란민도 하던 일에 따라 원하는 보상 수준이 달라 협상안 마련도 쉽지 않다. 일반 주민은 마을이 완전히 복구될 때까지만 지낼 수 있는 대체 주거지 마련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민박이나 식당 등 관광객을 받아 수익을 올리는 상인들은 마을 복구뿐 아니라 항구적인 섬 안전대책까지 마련돼야 한다는 견해다. 하지만 바다에 어구를 던져놓은 채 황급히 빠져나온 어민들은 조금이라도 손실을 줄이기 위해 하루빨리 섬으로 돌아가 조업하기를 원하고 있다.

한편 인천에 피란 온 주민 300여 명은 이날 옹진군청과 인천시청으로 찾아가 임시주거단지 조성을 포함한 피해보상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줄 것을 요구했다. 주민들이 옹진군청 군수실에 들어가려다가 공무원들과 몸싸움이 벌어지면서 화분 등이 부서지기도 했다. 주민들은 인천시와 옹진군이 주민대책위원회와 협의도 하지 않고 6일부터 연평도 주민들에게 하루에 6만 원씩 주고, 집안 청소 등 피해복구 작업에 나서는 특별 취로사업을 벌이기로 했다며 이는 피란민들을 분열시켜 연평도로 복귀시키기 위한 속셈이라고 주장했다.



이원주 황금천 takeoff@donga.com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