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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교토 5대 관전포인트(일)

Posted December. 05, 2009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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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 있는 결과 나올까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2012년 이후의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된 국제적인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는가이다. 각국은 올해 3월부터 다섯 번에 걸쳐 독일과 스페인 등지에서 협상을 해 왔다. 이 결과 코펜하겐에서 논의할 200쪽에 이르는 협상 문안이 마련됐다. 여기엔 각국이 제안한 모든 내용이 포함돼 있으며 합의가 안 된 부분엔 괄호가 쳐져 있다. 그런데 이 괄호의 수가 1000여 개에 이른다.

한 국책연구소 연구원은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오려면 괄호를 모두 없애서 30쪽 정도인 교토의정서 수준의 문서를 만들어야 하는데 이번 회의에서 끝내기에는 사실 벅차다고 말했다.

더욱이 세계 192개국에서 1만5000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회의라 각국 대표가 돌아가며 3분씩만 발언을 해도 꼬박 이틀이 걸린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의에서 법적 합의문의 전 단계인 선언문 수준의 정치적 합의문을 이끌어 내는 한편 향후 협상시한과 방향에 대한 결정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핵심은 비켜가는 미국과 중국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두 나라인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도 주목할 만하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9일 코펜하겐에 잠시 들러 2020년까지 2005년 대비 17%의 감축 목표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1990년에 비해서는 3% 감축하는 수준이어서 교토의정서에서 당초 미국에 요구됐던 감축 수준보다도 낮다.

오바마 대통령이 코펜하겐 방문 계획을 밝히자 중국도 처음으로 감축 목표를 언급하며 구체적인 수치를 밝혔다. 하지만 중국은 절대치 목표도 아니고 배출전망치(BAU) 대비도 아닌 탄소집약도(국내총생산GDP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량)라는 어려운 개념을 들고 나왔다. 2020년까지 2005년 대비 탄소집약도를 4045% 감축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탄소집약도는 GDP 대비이기 때문에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할 경우 탄소집약도가 줄어들어도 탄소 배출량 자체는 늘어날 수 있다.

양국이 코펜하겐에서 어떤 태도를 보일지 관심이 쏠려 있지만 협상이 타결될 정도의 획기적인 태도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문제는 역시 돈

개발도상국들은 선진국으로부터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기술이전과 재정 지원을 원하고 있다. 선진국들은 산업혁명 이후 지금까지 온실가스를 배출해온 역사적 책임이 있다. 반면 개도국들은 현재는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지만 역사적으로는 배출량이 많지 않다. 온실가스를 줄이기보다 당장 경제개발을 통해 성장을 하는 게 급하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을 선진국은 재산세를 낼 만큼의 부()를 이뤘지만 개도국들은 아직 소득세를 내는 수준이라고 비유하고 있다.

국제회의에서 지원금액 등의 구체적인 숫자가 나오면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유럽연합(EU)과 미국 등이 일정 수준 이상의 금액을 제시하기 전에는 이번 회의에서 감축 목표와 관련된 합의가 이뤄지기는 힘들다는 것이 중론이다.

선진국들, 각종 조건 떼어내나

일본은 2020년까지 온실가스를 1990년 대비 25% 감축하겠다고 밝혔지만 여기엔 선진국과 주요 개도국들이 동참할 경우라는 전제조건이 달려있다. EU와 호주, 뉴질랜드도 다른 나라의 동참 등 각종 조건을 내걸고 감축목표를 밝히고 있다. 하지만 개발도상국들은 선진국들의 무조건적인 감축 목표를 원하고 있다. 각국이 이번 회의에서 이런 전제조건들을 떼어낼지도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포인트다.

아이디어 만발 시위대

11월 스페인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회의에선 한 시민단체가 회담장을 쇠사슬로 둘러싸는 퍼포먼스를 했다. 각국 대표들이 합의하기 전에는 나오지 못하게 한 것이다. 마치 교황을 선출하는 추기경들의 회의인 콘클라베를 연상시키는 이벤트였다고 한국 협상단 관계자는 전했다. 수백 개의 탁상시계를 회담장 로비에 늘어놓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경고를 하거나 얼음동상을 세워놓고 녹아내리게 만드는 등 환경단체 시위대의 아이디어는 다양하다. 협상 시한이 얼마 남지 않은 이번 코펜하겐 회의에서도 기발한 시위 아이디어가 대거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선우 송평인 sublime@donga.com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