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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교수를 배제하고 전문성을 중시한 첫 조각

.[사설] 교수를 배제하고 전문성을 중시한 첫 조각

Posted February. 14, 2013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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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어제 교육 외교 법무 국방 안전행정 문화체육관광 등 6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발표했다. 모두 해당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들이다. 김병관 국방장관 후보자를 제외한 5명은 모두 고시를 거친 관료 출신이라는 점에서 전문성과 안정성에 무게를 둔 인사로 읽힌다. 믿고 맡길만한 사람을 고른다는 박 당선인의 인사 철학이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도덕성은 앞으로 검증을 통해 확인해봐야 하겠지만 해당 분야를 이끌어갈 자질과 능력 면에서는 무난한 편이다.

정부조직개편안 처리와 무관한 부처를 중심으로 한 첫 조각이지만 북한 핵실험으로 초래된 국가안보 위기상황을 감안해 외교 국방 책임자 인선을 서두른 것은 잘한 일이다. 통일부 장관 후보자 인선이 남아 있긴 하지만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내정자와 함께 새 정부의 외교안보정책을 책임질 라인이 구성된 셈이다. 윤, 김 두 후보자는 김 안보실장 내정자와 함께 한 치의 안보 공백도 발생하지 않도록 업무 파악과 인수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로 교수나 정치인 같은 외부인이 아닌 해당 부처 관료 출신을 처음 발탁한 것도 이례적이다. 조직 장악이 쉽고 행정 경험을 충분히 살릴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나 얼마나 개혁성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히 서남수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김대중 정부 때 이해찬 교육부 장관의 핵심 측근이었고, 수월성 교육과 대학의 자율성을 경시한 노무현 정부에서 교육부 차관을 역임한 터라 인선 배경이 궁금하다.

황교안 법무장관 후보자는 공안통이라는 점에서 박 당선인의 안보관과 국가관이 반영된 발탁으로 보인다. 새 법무장관의 당면 과제는 검찰 개혁이다. 법치를 바로 세우면서도 국민에게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과감한 검찰 개혁에 나서야 한다.

친박 핵심인 유정복 의원이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로 인선된 것이나 노무현 정부에서 고위직을 지낸 인사가 4명이나 포함된 것도 이채롭다. 능력과 자질만 충분하다면 친박이든 다른 정권에서 고위직을 지냈건 무엇이 문제가 되겠는가. 다만 앞으로의 인선에서는 국민통합과 참신성 면에서 더욱 국민의 공감을 살 수 있는 인사를 선보야 할 것이다.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해 청와대 참모진과 기획재정부 등 나머지 11개 부처의 장관 인선이 늦어지고 있는 것은 유감이다. 인사청문 일정을 감안한다면 박 당선인의 취임과 함께 새 정부가 매끄럽게 출범하기는 애당초 어렵게 됐다. 그렇다 하더라도 최대한 인선을 서둘러야 한다. 국회도 정부조직개편안 처리에 속도를 내야 한다. 야당은 정부조직개편안 처리와 총리 및 장관 후보자 검증에서 따질 것은 따지되 새 정부 출범에 차질이 없도록 배려와 협조를 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