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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젠더 정책 갈등에… ‘문화전쟁터’된 美 피트니스센터

트랜스젠더 정책 갈등에… ‘문화전쟁터’된 美 피트니스센터

Posted April. 30, 2024 08:43,   

Updated April. 30, 2024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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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부터 트랜스젠더의 여성 탈의실 출입을 허용해 온 미국 피트니스 체인업체 ‘플래닛피트니스’가 극우 성향 소비자들의 불매 운동과 테러 위협에 직면했다. 이에 오랫동안 이 업체를 이용했던 성소수자들이 반발하면서 양측의 대립이 ‘문화 전쟁’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28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알래스카주 페어뱅크스의 플래닛피트니스 지점을 이용했던 한 여성 고객은 지난달 12일 트랜스젠더가 여자 화장실에서 면도한다는 점에 불만을 표하며 해당 트랜스젠더의 사진을 소셜미디어 ‘X’에 공개했다. 그러자 플래닛피트니스는 이 여성의 회원 자격을 취소했다.

이에 극우 인플루언서 차야 라이치크 또한 플래닛피트니스의 행태를 문제 삼으며 여론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이 만든 틱톡 내 극우 계정 ‘틱톡의 자유주의자들(Libs of TikTok)’을 통해 플래닛피트니스의 방침을 문제 삼았다.

라이치크의 문제 제기 후 지금까지 약 한 달 반 동안 미 전역의 플래닛피트니스 지점에는 최소 54건의 폭탄 테러 위협이 보고됐다. 26일에도 버지니아주 샬러츠빌 매장에 폭탄 테러 위협이 가해져 인근 도로의 교통이 통제됐다. 이에 상당수 성소수자 고객들은 “플래닛피트니스에 가기가 겁난다”며 불안에 떨고 있다.

1992년 설립된 플래닛피트니스는 미국에서만 2600여 개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도 상장됐다. 하지만 알래스카주에서의 논란 이후 주가는 7.5% 하락했다.

지난해 4월 버드와이저 등을 판매하는 세계 최대 맥주 제조업체 AB인베브 또한 트랜스젠더 인플루언서에게 ‘성전환 1주년’ 기념 맥주를 선물했다 홍역을 치렀다. 보수 소비자들이 불매 운동을 벌이자 지난해 2분기(4∼6월) 미국 내 매출이 10.5% 줄었다. 이에 AB인베브는 미국 내 인력 2%를 해고했다. 극우 소비자들은 “플래닛피트니스도 AB인베브처럼 만들자”고 주장한다.

문화전쟁은 11월 미 대선의 주요 의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성소수자, 낙태, 인종 등의 의제에서 진보 성향을 강조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보수의 수호자’를 자처하며 대립하고 있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