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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원 공화-하원 민주 어떻게 달라지나

Posted November. 08, 2018 07:40,   

Updated November. 08, 2018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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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현지 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가 현지 언론 예상대로 ‘상원 공화당 승리, 하원 민주당 승리’로 마무리 됐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의회 장악력은 절반 이하로 떨어지게 됐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선거를 자신에 대한 ‘국민투표’로 규정했던 만큼 하원 패배는 곧 트럼프 대통령의 패배로 귀결된다는 게 현지 언론들의 평가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부터 새로운 시대를 맞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 하원 35석이 전체 판세 갈라

 하원 전체 435석 중 공화당이 보유했던 235석에서 35석(?)이 민주당으로 넘어가면서 전체 중간선거 승패가 갈렸다. 공화당이 민주당으로부터 빼앗아 온 의석은 2석(?)에 불과했다. 특히 민주당은 애리조나와 플로리다 등 유색인종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에서 의석을 빼앗았고, 펜실베니아와 버지니아 등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던 스윙스테이트(경합주)에서도 민주당으로 바뀐 의석이 여럿 나왔다.

 임기가 6년인 상원은 2년마다 의석 3분의 1가량을 교체하는 데, 이번에는 전체 100석 중 35석에서 선거가 치러졌다. 이 중 26석이 민주당 의석이었는데, 공화당이 이 중 인디애나와 플로리다 미주리 노스다코다 주에서 4석을 빼앗았다. 민주당은 네바다에서 1석을 탈환하는데 그쳤다. 그 결과 상원은 공화당이 기존 51석에서 54석으로 늘었다. 특히 지난 대선 때 공화당 후보 당내 경선에서 경쟁했던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지원을 요청한 효과를 봐 역전승을 거두기도 했다.

 주지사 선거에서는 공화당 24석(?), 민주당 19석(?)으로 공화당이 승리했지만, 공화당은 기존 33석에서 ?석을 잃게 됐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과 오바마 전 대통령이 총력 지원한 플로리다와 조지아 주지사 선거에서 모두 공화당 후보가 이겼다. 첫 흑인여성 주지사 탄생 여부로 관심을 모았던 스테이시 에이브럼스 민주당 후보가 조지아 주 정부의 국무장관을 지낸 공화당의 브라이언 켐프 후보에게 패했고, 플로리다에서는 친(親) 트럼프 인사로 분류되는 공화당의 론 드샌티스 하원의원이 ‘제2의 오바마’로 불리며 흑인 최초의 플로리다 주지사를 노린 민주당의 앤드루 길럼 탤러해시 시장을 눌렀다.

○ 분노한 민심, 트럼프 제동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막판 미국으로 향하는 캐러밴(중미 이민자 행렬)을 소재로 반 이민정책을 이슈로 만드는 데 성공했지만, 지나치게 과격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그의 독주를 견제하려는 민심이 투표결과로 반영됐다. 특히 여성과 젊은층 유색인종을 중심으로 번진 트럼프에 대한 분노가 주요 변수가 됐다. CBS 조사에 따르면 이번 중간선거 투표 참가자 10명 중 1명은 지난 대선 때 투표를 안 했는데, 이들 중 75%가 민주당 후보를 찍었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뭉친 민주당이 ‘트럼프 심판론’을 내걸며 투표율을 끌어올리는 데 총력전을 편 것도 적중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여사까지 나서 투표 전날 e메일을 통해 “힘의 시대를 끝내야 한다. 우리의 목소리를 듣게 하자”며 투표를 독려하기도 했다. 그 결과 젊은층과 유색인종들이 투표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2014년 중간선거에서 36.7%였던 투표율은 ?%까지 상승했다. 2010년 중간선거(40.9%)보다도 높은 수치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반 이민 정책을 이슈화 해 ‘샤이(shy) 트럼프’ 표심에 응집력을 더하기는 했지만, 반 트럼프 세력까지 결집시키는 반작용을 불러와 바람에 하원을 잃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실업률이 완전고용 수준인 3.7%까지 떨어지고 경제지표도 크게 호전된 데다 감세가 중산층의 지지를 이끌어내 상원에서 승리하는 소득이 있었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자본주의 코드’의 저자 벤 스타인이 “지난 105년 동안 현직 대통령이 중간선거에서 상원을 장악한 것은 겨우 5번뿐이었다. 트럼프의 마법은 이토록 엄청나다. 그는 정말 대단한 선거의 달인이다. 그와 함께하는 공화당은 믿을 수 없는 행운이며, 나는 그들의 행보를 경외한다. 이것은 모두 트럼프의 마법이다. 트럼프는 마법사다. 그는 모든 언론들의 적대 속에서도 이와 같이 거대한 승리를 거머쥐었다”고 말했다는 발언을 전했다.

 양원 구조인 미국 의회는 하원이 법안처리의 1차적 관문이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정국 운영의 주도권을 사실상 상실하게 된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2010년과 2014년 중간선거에서 참패한 뒤 주요 정책을 법안이 아니라 행정명령으로 추진한 것도 의회 주도권을 상실했기 때문이었다. 상임위원장을 의석수대로 배분하는 우리 국회와 달리 미국은 다수당이 하원의장은 물론 모든 상임위를 장악하게 돼 트럼프 대통령이 연루된 스캔들과 논란이 되는 정책들도 청문 대상이 될 수 있다.


박정훈 sunshad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