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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 국내대회 첫 우승 도전 “KLPGA 트로피 좀 품어봤으면...”

박인비 국내대회 첫 우승 도전 “KLPGA 트로피 좀 품어봤으면...”

Posted August. 11, 2017 08:38,   

Updated August. 11, 2017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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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안산에 있는 용기 포장재 제조업체 유래코 사무실에는 박인비(29·KB금융그룹) 골프 전시실이 있다. 유래코 부회장인 박인비 아버지가 초등학교 2학년 때 골프를 시작한 딸이 수집한 각종 트로피와 메달 등을 꼼꼼하게 모아 전시해뒀다.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ANA 인스피레이션에서 우승한 뒤 전통에 따라 연못에 뛰어들었다 담아온 물까지 있다.

 숱한 기념품들이 박인비가 걸어온 영광의 순간을 보여주고 있지만 아직 한 개도 채우지 못한 것이 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우승 트로피다. 박인비는 KLPGA투어에 17번 출전했지만 준우승 6번을 포함해 절반도 넘는 9차례나 5위에 입상했을 뿐 정상에 오른 적이 없다. 박인비는 “모처럼 국내에 오다 보니 편안한 마음에 안이했던 측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시차 문제와 쏟아지는 행사 참석 등으로 컨디션 유지에 어려움을 겪을 때도 있었다. KLPGA투어 상위권 선수들의 실력이 세계 정상급이다 보니 해외파 선수들이 우승하기는 쉽지 않는 게 현실이기도 하다.

 국내 우승 갈증에 시달리고 있는 박인비는 ‘17전 18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 박인비가 11일부터 출전하는 대회 이름은 마침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다. 제주 오라CC에서 사흘 동안 열리는 이 대회에 박인비는 4년 연속 출전한다. 1년 전 이 대회에서 박인비는 손가락 통증에 시달리며 컷 탈락했다. 당시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불과 얼마 남겨 두지 않은 시점이어서 불안감을 증폭시켰지만 박인비는 부상 투혼을 발휘하며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거는 극적인 반전을 이뤘다.

 1년 만에 다시 제주를 찾은 박인비는 “지난해 삼다수 대회 2라운드 후반 9홀을 1언더파로 마치며 올림픽을 향한 자신감을 얻었다. 인연이 많은 제주도는 제2의 고향 같은 곳이다. 전보다 더 집중할 생각이다. 좋은 성적으로 기다려 주신 팬들의 성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또 “한 달 전부터 샷할 때 타이밍이 흔들려 고생했다. 퍼팅 기복도 있었다. 하지만 지난주 브리시티여자오픈을 통해 감을 되찾았다. 잘될 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는 게 골프의 매력 같다. 내 자신을 압박하지 않고 주어진 환경을 받아들이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이번 시즌 국내 최강자 자리를 다투는 김지현(한화) 이정은(한국체대)과 1, 2라운드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김지현은 다승(3승)과 상금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이정은은 대상 포인트와 평균 타수에서 1위에 올라 있다. 박인비는 “후배들에게 배울 게 있으면 배우고, 내가 갖고 있는 걸 전해주면 좋겠다. 서로 자극제가 되며 경쟁하겠다. 즐거운 시간이 될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종석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