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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 SK 단장으로.. 프런트 야구 전성시대

염경엽, SK 단장으로.. 프런트 야구 전성시대

Posted January. 18, 2017 10:28,   

Updated January. 18, 2017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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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인 감독과 감독 출신 단장의 동거. 프로야구 SK가 이전에 볼 수 없던 새로운 실험을 시작했다. 17일 SK가 염경엽 전 넥센 감독(49·사진)을 신임 단장으로 선임하면서다. SK는 앞서 지난해 10월 미국 일본 프로무대에서 지도자 생활을 한 트레이 힐만 감독을 선임한 바 있다. 2015년부터 SK가 외쳐 온 시스템 야구가 꽃피울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 “대표가 직접 챙겨 온 시스템북에 흔들려”

 염 신임 단장의 발탁은 야구계가 예상치 못했던 깜짝 카드다. 무엇보다도 SK는 지난 시즌 염 단장이 넥센 감독으로 재임하던 당시 ‘염 감독 내정설’이 불거졌던 곳이다. “내년 1년은 무조건 쉬겠다”고 공언했던 염 단장으로선 자신의 말과는 달리 넥센 감독 사임 3개월 만에 야구판으로 돌아오는 것에 대한 부담이 컸다.

 이 같은 부담에도 염 단장이 구단의 제안을 받아들인 건 ‘자신과 SK가 추구하는 야구의 방향이 같다’는 생각에서다. “심사숙고했다”라고 말문을 뗀 염 단장은 “맞지 않는 팀에 가면 팀에 혼돈만 주게 된다. 몇 년을 쉬다 움직이더라도 중요한 건 나와 팀의 코드가 맞느냐다. 구체적인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는 면에서 SK를 선택했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내 인생 아니겠느냐. 내가 잘할 수 있느냐에 초점을 맞춰서 선택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단의 지속적인 구애도 염 단장의 결정에 한몫했다. 지난해 12월 염 단장과 처음 만난 SK는 류준열 대표이사가 현지 거주지를 찾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간 염 단장을 직접 찾아 갈 정도로 영입에 공을 들였다.

 염 단장은 “류 대표가 직접 챙겨 온 시스템 북(구단 운영에 관련된 갖가지 매뉴얼을 정리한 것)과 갖가지 기획서를 보고 마음이 흔들린 것이 사실이다. 많은 준비가 돼 있었다. 문서대로 잘 실천하면 원하는 결과를 얻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SK는 단장으로서의 책임 및 권한을 최대한 보장한다는 차원에서 염 단장과 3년 계약을 체결했다.

○ 한국 야구만의 시스템 확립

 18일 구단 프런트와의 상견례를 통해 단장으로서 공식 임무를 시작하는 염 단장의 목표는 ‘한국 야구만의, SK 야구만의 시스템 확립’이다. 염 단장은 “메이저리그식 시스템을 흔히 이야기하는데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이는 메이저리그와 잠재력 있는 선수들을 키워 내야 하는 한국은 엄연히 환경이 다르다. 좋은 선수도 중요하지만 좋은 선수를 키워 낼 수 있는 좋은 선생님들을 만들어 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돛을 올린 염경엽 체제에 대한 야구계의 관심도 뜨겁다. 염 단장이 넥센에서 육성 시스템을 통해 많은 선수를 성장시켜 놓은 만큼 SK의 시스템 야구와도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반면 허구연 MBC 야구해설위원은 “시스템 야구라는 게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려운 것인데도 성적에 대한 책임으로 기존 시스템 설계자(민경삼 전 단장, 김용희 전 감독)가 그 결과를 보지 못하게 된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힐만 감독과 염 단장을 선택한 SK의 시스템이 어떻게 바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강홍구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