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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에 ‘폭탄 가방’ 싣고, 기폭장치 장갑으로 감춰

카트에 ‘폭탄 가방’ 싣고, 기폭장치 장갑으로 감춰

Posted March. 24, 2016 07:31,   

Updated March. 24, 2016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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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벨기에 수사당국은 22일(현지 시간) 2건의 폭탄테러가 발생한 브뤼셀 자벤템 국제공항에서 포착된 3명의 테러 용의자 사진을 공개하고 이 중 달아났을 가능성이 큰 한 명의 검거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공항 CCTV에 찍힌 인물은 세 명의 남성으로 검은색 상의 차림의 두 명은 자살폭탄을 터트린 것으로 추정되며, 흰 점퍼 차림에 모자를 쓴 오른쪽 남성은 도주했을 가능성이 크다. 경찰은 검은 복장의 두 명이 형제로 할리드와 이브라힘 엘 바크라우이라고 23일 추가 공개했다.

 자벤템 공항에 설치된 폭탄은 3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플로렌스 멀런 공항대변인은 이날 경찰이 폭발하지 않은 3번째 폭탄도 발견해 해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파리 테러의 주범 중 한 명인 살라 압데슬람(26) 체포 후 공개 수배한 폭탄 제조범 나짐 라크라위(24)의 연고지인 스하르베이크 지역의 아파트에서 못이 포함된 폭발장치와 화학물질, ‘이슬람국가(IS)’의 깃발을 발견했다. IS는 이날 밤 아랍어와 프랑스어로 낸 인터넷 성명에서 “우리 형제들이 자살폭탄 벨트와 폭탄을 품고 자벤템 공항과 브뤼셀 지하철역에서 최대한의 죽음을 가져오려 했다”며 이번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는 벨기에 경찰이 공개한 3인조 폭탄테러범 사진을 분석해 IS의 ‘지문(指紋)’에 해당하는 3가지를 찾아냈다고 보도했다. 첫째는 검은 옷차림의 바크라우이 형제가 모두 왼손에만 검은 장갑을 낀 점이다. 이번 테러에 사용된 폭탄은 파리 테러에서도 사용된 ‘TATP(트라이아세톤 트라이페록사이드)’일 가능성이 크다. ‘IS 테러리스트는 한 손에는 AK-47 소총을, 다른 한손에는 TATP 사제폭탄을 쥐고 있다’는 표현이 등장할 만큼 TATP는 IS가 애용하는 폭탄이다. 기폭장치를 손바닥에 장착하기 때문에 이를 감추기 위해 그 손에만 장갑을 끼는 경우가 많다.

 둘째 3인조는 모두 카트에 큰 가방을 싣고 이동 중이었다. IS는 이번 폭탄테러에 자살조끼를 사용했다고 주장했지만 폭발 위력은 파리 테러 때 조끼폭탄의 위력을 능가한다. 폭탄전문가인 지미 C 옥슬리 로드아일랜드대 교수는 파리 테러 때 조끼폭탄의 위력이 TATP 1파운드였다면 이번 폭발테러에선 TATP 30∼100파운드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자살조끼보다 더 많은 폭약이 들어가는 가방폭탄이 사용됐다는 것이다. 살상력을 높이기 위해 못과 같은 날카로운 금속을 장착한 ‘못 폭탄’을 사용했을 것이라는 추정도 이를 뒷받침한다.

 셋째 3인조의 수염은 짧다. IS는 수염을 깎거나 다듬는 것이 서구 기독교의 문화라면서 이를 허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때문에 유럽 등 해외에서 암약하는 대원들의 정체가 폭로되는 경우가 늘면서 수염을 짧게 다듬는 것을 허용해줬다. 이 때문에 파리 테러의 주범들은 전형적 유럽 남성의 외모를 하고 있었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