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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9~17세 아동 공부 스트레스 세계최고

Posted March. 12, 2015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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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다시 입시지옥에 넣을 것을 생각하니 못 돌아가겠어요

내년 싱가포르 주재원 파견을 끝내고 돌아오는 A 씨(40)는 최근 초등학교 2학년 아들 교육 때문에 고민이 많다. 아이는 지난해부터 현지의 국제학교를 다니고 있다. 한국에서는 4, 5개 학원을 다니며 힘들어하던 아들이 이곳에선 학교의 특별활동을 하며 즐겁게 생활하고 있다.

A 씨는 아이가 한국에서 다시 공부할 생각만 하면 울상을 짓고 가지 말자고 조른다며 아이가 선행학습 압박 없이 제 수준에 맞는 공부를 하고 즐거워할 수 있는 이곳을 떠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부인과 아이들을 싱가포르에 둔 채 한국에서 기러기 아빠 생활을 해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입시경쟁으로 어릴 때부터 학교와 학원에서 공부 압박을 받는 한국 아동(917세)의 학업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세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미숙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이 11일 발표한 한국아동의 주관적 웰빙수준과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아동들의 학업 스트레스 지수는 30개 주요 국가 중 가장 높았다. 이 조사는 김 연구위원이 한국 아동들의 삶의 만족도를 조사한 뒤 국제아동기금(유니세프)의 국가별 아동 삶 만족도와 비교한 것이다.

학업 스트레스가 높은 만큼 학교생활 만족도는 낮았다. 한국 아동의 학업 스트레스 지수는 50.5%로, 전체 평균 33.3%보다 17.2%P 높게 나타났다. 가장 낮은 네덜란드(16.8%)와 비교하면 3배나 되는 수치다.

한국 아동 중 학교를 매우 좋아한다고 답한 만족도 비율은 18.5%로, 30개국 중 26위였다. 전체 평균인 26.7%보다도 크게 낮았다. 한국보다 낮은 국가는 체코(17.3%), 핀란드(15.3%), 이탈리아(14.8%), 에스토니아(9.2%)뿐이다.

김 연구위원은 지금 같은 과도한 입시경쟁 체제가 이어지는 한 한국 아동들의 학업 스트레스와 학교생활 만족도를 끌어올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이에 대한 개선책으로 정신건강 교육 등에도 지속적으로 투자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