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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한-콜롬비아 FTA

Posted June. 27, 2012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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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라는 나라의 이름은 아메리카 대륙을 유럽에 알린 항해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로부터 따왔다. 19세기 초 콜롬비아는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지배하던 아메리카 대륙의 식민지들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사실상 아메리카 대륙의 거의 전역이다. 남미 대륙 최북단에 있는 콜롬비아 공화국을 가리키는 이름으로 쓰인 것은 1886년이다. 그러나 정작 콜럼버스의 항해일지에는 지금의 콜롬비아 영토를 밟은 기록이 없다.

우리 국민은 주로 커피를 통해 콜롬비아를 만나고 있다. 커피는 한국이 콜롬비아로부터 수입하는 품목 중 1위를 차지한다. 수입액 기준으로는 전체의 30%를 차지한다. 콜롬비아 커피는 맛이 깊고 고소하다. 여러 종류의 원두를 섞어 만드는 혼합 커피에도 콜롬비아 산 원두가 빠지는 일은 거의 없다. 커피를 즐기는 애호가라면 콜롬비아 산 커피를 피해가기 힘들다.

한국과 콜롬비아가 25일 자유무역협정(FTA)를 타결했다. 칠레 싱가포르 동아시아국가연합(ASEAN) 등 개발도상국과의 FTA가 1단계였다면 미국 유럽연합(EU) 등 거대 경제권과의 초대형 FTA는 2단계로 볼 수 있다. 이후 3단계로 페루 터키 인도네시아 등과 내실에 더 비중을 둔 FTA를 추진하던 중 콜롬비아와의 협상이 타결된 것이다. 커피에 대해서는 28%의 관세가 향후 3년 이내에 철폐된다. 우리가 주로 수출하는 품목은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이다. 35%나 붙던 고관세가 10년 내에 철폐된다. 알고 보면 콜롬비아는 커피 수출국일 뿐 아니라 중남미의 유망 산유국이자 광물자원 부국이다. 에너지 및 자원 분야의 한국 기업들이 여럿 진출하고 있다.

한국은 대표적인 FTA 강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콜롬비아와의 FTA는 한국에겐 10번째 FTA다. 활발한 교역은 국제 분업 시스템을 활용해 전체 경제의 생산성을 올리며 일자리와 소득을 늘린다. 물건값이 싸지고 소비 수준이 높아져 국민의 삶의 질이 향상된다. 하지만 관세가 내렸는데도 물건값은 그대로인 경우도 있다. FTA 이익을 독차지하려는 일부 수입상들 때문이다. 일부 외국기업의 경우 관세가 철폐됐는데도 국내 판매가격을 내리지 못하도록 유통업체에 강제하다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돼 과징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이익을 나눠가져야 FTA가 윈-윈 할 수 있다.

허 승 호 논설위원 tiger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