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이르면 내일 메드베데프 만날듯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20일부터 1주일가량의 러시아 방문에 들어갔다.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은 2002년 이후 9년 만이다. 김 위원장의 방러는 지난달 남북 비핵화 회담과 북-미 고위급 회담 이후 소강 국면에 있는 한반도 정세에 새로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이 탄 특별열차는 20일 북-러 국경인 하산 역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은 21일 러시아 극동의 최대 수력발전소인 부레야 발전소를 방문한 뒤 울란우데로 떠났다. 열차는 23일 오후 울란우데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돼 이르면 23일 북-러 정상회담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20일 김 위원장이 극동지역과 시베리아에서 시간을 보낼 것이라며 김 위원장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만남이 주 이벤트가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정상회담 일정에 대해선 주 중반에 열릴 것이라고만 밝혔다.

러시아 TV는 20일 김 위원장이 하산 역에서 환영 나온 러시아 관리들을 향해 웃으며 손을 흔드는 모습을 방영했다. 21일 러시아 아무르 주의 현지 인터넷 언론인 포르트아무르(portamur.ru)는 부레야에 도착한 김 위원장에게 전통 의상을 입은 러시아 여성들이 환영의 뜻으로 빵과 소금을 대접하는 장면 등을 포착했다. 김 위원장은 건강을 회복한 듯 살이 찐 모습이었다. 넷째 부인으로 알려진 김옥이 김 위원장 가까이에서 수행하는 모습도 보였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1일 수행자 명단을 공개했다.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김양건 노동당 비서, 주규창 당 기계공업부장, 박봉주 당 경공업부 제1부부장 등 경제라인과 강석주 내각 부총리,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등 핵 문제를 담당하는 외교라인이 포함됐으나 후계자 김정은은 없었다.

윤완준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