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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강재섭 대손학규

Posted April. 04, 2011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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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YS) 정권 시절인 1996년 15대 국회의원 총선 때 대구에선 반()YS 바람이 거셌다. 대구에서 출마한 집권 신한국당 후보 13 명 중 겨우 2명만이 살아남았다. 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는 생환자 중 한 명이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2000년 4월 총선 때 경기 광명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해 조세형 전 국민회의 총재권한대행을 꺾어 파란을 일으켰다. 두 사람은 검사 출신과 교수 출신으로 출발은 달랐지만 손 씨가 2007년 한나라당에서 민주당으로 옮길 때가지 14년간은 함께 민자당 신한국당 한나라당으로 이어진 보수정당의 차세대 그룹을 형성했다.

강 씨는 YS정부 출범 초인 1993년 민자당 대변인을 맡아 특유의 순발력 있는 입심을 자랑했다. 손 씨는 9596년 민자당과 신한국당 대변인으로 활약했다. 강 씨는 YS시절 민자당 총재비서실장을, 손 씨는 한나라당의 대선 패배 후인 1997년 12월부터 잠시 조순 당시 한나라당 총재의 비서실장을 지냈다.

두 사람의 길은 1997년 여당 대선후보 경선을 전후해 갈라졌다. 강 씨는 이회창 후보의 정치특보를 맡는 등 신주류의 길을 걸었다. 손 씨는 경선 당시 반이회창 노선을 걸어 이 총재와 껄끄러운 사이로 지내야 했다. 2002년 강 씨는 당 최고위원으로 당 지도부 반열에 올랐고 손 씨는 경기도지사에 도전해 성공했다. 이후 강 씨는 2006년 7월 당권을 쥐고 대선후보 경선관리에 나섰으나 손 씨는 2007년 3월 14년간 몸담았던 한나라당을 맹렬하게 비난하며 탈당했다. 강 씨는 이명박 정부 첫해인 2008년 총선 공천파동의 책임을 진다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해 야인이 됐다.

강 씨가 427 경기 분당을 보궐선거 최종 후보자로 확정되면 두 사람은 물러설 수 없는 한판승부를 벌여야 한다. 여야 전현직 대표가 맞붙는 선거가 구경꾼에겐 재미있고 당사자들은 피가 마르는 모양새다. 강 씨 측은 강 전 대표는 분당에서만 15년간 살고 있는데 손 대표는 왕 철새라고 하고, 손 씨 측은 대구에서만 4선을 지낸 강 전 대표가 갑자기 분당을에 나오겠다는 것이야말로 철새 행보라고 한다. 선거 결과에 따라 두 사람의 정치적 운명과 여야 내부의 권력판도가 적잖게 달라질 공산이다.

정 연 욱 논설위원 jyw11@donga.com